태안해병대 캠프 참사 1년, 변한 게 없다

[현장] 예산 이유로 '수상 구조요원' 배치 안 해... 손바닥만한 안내문뿐

등록 2014.07.17 18:49수정 2014.07.1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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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군이 설치한 사망사고 지역임을 알리는 입간판.
태안군이 설치한 사망사고 지역임을 알리는 입간판. 신문웅

 지난해 사고가 났던 인근에서 한 가족이 위험스럽게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지난해 사고가 났던 인근에서 한 가족이 위험스럽게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신문웅

전 국민을 충격에 휩싸이게 한 충남 태안 안면도 해병대 캠프 참사. 7월 18일은 태안 해병태 캠프 참사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참사 1년을 맞아 17일 사고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본 기자는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7월 18일 이곳에서는 사설 해병대캠프에 참석한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5명이 해변에서 입수 훈련을 받다 물살에 휩쓸려 숨졌다. 당시 학생들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고 훈련 교관들은 무자격자였다. 당시 교육체험 현장 중 최악의 사고로 꼽혔고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하지만 이날 오전 찾은 현장은 참사가 일어난 곳이 맞는지 눈을 의심하게 했다. 사고 현장 해변에는 태안국립공원관리공단 태안사무소, 태안해경 등 관련 기관이 세운 손바닥만한 현수막과 입간판 5개만이 사고 발생지역임을 알리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 봐야만 위험지역임을 알 수 있을 만큼 글씨도 작았다.

인근 백사장해수욕장이 지난 14일 개장했지만 해경 관계자나 수상 구조요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태안군이 여학생 3명을 위험줄이 그어진 곳에 안전관리요원으로 배치한 게 전부였다. 게다가 태안군은 이들 안전관리요원에게 '절대 물에 들어가지 말고 물가에서만 안전 관리할 것'을 지시했다.

태안군 "안전관리요원 보험 가입 못해 물에 못 들어가"

 지난해 참사를 알리는 입간판도 자세히 들여가 봐야 보인다
지난해 참사를 알리는 입간판도 자세히 들여가 봐야 보인다신문웅

 태안군이 배치한 해상안전관리요원이 사고 지역으로 피서객들이 못가도록 지키고 있다.
태안군이 배치한 해상안전관리요원이 사고 지역으로 피서객들이 못가도록 지키고 있다.신문웅

백사장해수욕장 번영회 관계자는 "지난해 5명의 참사가 있었던 위험지역이지만 해경에서는 인근 삼봉해수욕장에 구조요원이 있어 더 이상 배치하지 못한다고 했다"며 "물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여학생 3명을 배치한 것은 형식적이고 무사안일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돈 5만 원이면 큰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는데도 그마저도 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 발생지역은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곳으로 바다 속에 골이 생겨 매년 익사 사고가 이어져 왔다. 지난 해 참사가 아니더라도 늘 물놀이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예산상의 문제로 수상 구조요원이 아닌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했다"며 "이들에게 보험을 들어 줄 예산이 없어 물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백사장 해수욕장 부근은 주민들의 요구가 있어 수상스키를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청와대 앞에서 사고 책임자들이 금고 등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며 재조사와 함께 책임자 엄벌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주사대 선배들은 SNS을 통해 추모와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위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가족들은 사고 당일인 18일, 공주사대부고와 추모공원에서 추도식을 개최한 후 사고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안면도해병대참사 #백사장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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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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