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남소연
그렇다면 정말 휴가를 더 가는 것만으로 침체한 관광경기 활성화와 여행심리 회복에 도움은 될까? 휴가비와 안전 걱정, 회사와 상사 눈치 안 보고 마음놓고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직장인은 과연 얼마나 될까.
여름 휴가시즌이 다가왔다. 많은 회사에서는 이미 직원들에게 휴가일정을 제출받았다. 이맘때면 직장인이라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 중 하나가 바로 휴가다. 물론 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휴식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문구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샀던 것처럼, 직장인에게 일만큼 중요한 것이 휴가다.
휴가일정을 제출 했지만, 어느새 그것은 '보고용'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평소에도 부하 직원들의 연차휴가 하나에도 부르르 떨었던 팀장, 그가 휴가를 미루거나 반납이라도 한다면 '대략난감'이다. 온갖 거짓말로 소설을 써가며 휴가를 쟁취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보통 본인의 휴가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좌불안석이 따로 없다. 남들은 일주일도 모자라 휴일 앞뒤로 최장 10여일을 간다는데 고작 2~3일 때문에 걱정하는 직장인 처지, 정말 슬프다.
휴가를 늘려 국내여행을 활성화한다는 그 대책, 실효성 없는 캠페인은 아닐지 심히 걱정된다. 대다수가 서민인 직장인들의 현실을 알고서 그런 대책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내수경기가 침체해 답답하니까 그런 발상까지 내놨겠지만 대책 자체가 참으로 한심하다. 가족들과 숨만 쉬고 살아도 한 달에 기본으로 나가는 돈도 부담스러운데 놀러 다니고 소비할 돈이 어디 있겠는가.
국민들이 하루만 더 놀아도 1조 원 이상의 관광 지출이 가능하다며 정부가 '휴가 하루 더 가기' 운동을 펼치자, 전경련·대한상의·중기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은 캠페인까지 벌이며 화답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국민들의 지갑이 닫혔으니 휴가로 침체한 내수를 살려보자는 판단에서다. 과연 그럴까?
기다림은 그대로인데... 벌써 잊기엔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