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 버린 호수염분이 많은 내몽고의 호수가 말라버리면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철재
지난 10여 년 동안 내몽고 지역은 강수량이 감소해 호수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지난달 25일 정란치에 위치한 보샤오떼노루('노루'는 '호수'라는 뜻) 현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지역 주민 어르그르(39)씨는 "10년 전부터 호수의 물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완전히 말라버렸다"라며 "호수 주변이 사막화되면서 크기가 전보다 넓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평균 강수량 360mm의 보샤오떼 호수. 7월이면 원래 물이 남아 있어야 하고, 주변에 자라난 풀들로 푸르러야 한다. 6월 초 우기에 비가 내리고 나면 8~9월에는 풀이 잘 자랐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한 호수에선 물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고, 바닥은 쩍쩍 갈라진 채 먼지바람만 일고 있었다. 마른 호수 표면에 하얗게 피어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염호수가 마르면서 발생하는 알칼리 성분이다.
마른 호수의 알칼리성분은 대략 PH 농도 10 정도. 이들이 바람에 날리면서 주변 초지에도 영향을 주는데, 양이 먹을 수 있는 풀들이 고사해 당장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내몽고 현지에서 초원 복원 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박상호 에코피스 아시아 베이징사무소 소장에 따르면 내몽고에는 1999년부터 2011년까지 가뭄이 왔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 상당수의 호수가 말라버렸다.
지난해 큰 비가 와서 그나마 호수에 일정정도 물이 찼지만, 정란치 내에 있는 호수는 어찌된 일인지 비가와도 금방 말라 버렸다. 박 소장은 "1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비가 내려 호수에 물이 고였지만, 3일 만에 다 말라 버렸다"라며 "그 만큼 지하수위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보샤오떼 호수에서 약 1km 거리에서 가축을 방목하고 있는 사랑꺼와(35)씨는 "호수가 마르기 전에는 그냥 땅만 파면 물이 나와서 가축들에게 물을 먹였는데, 지금은 10m 이상 파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수위 감소는 이 지역뿐만 아니라 내몽고에서 전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에코피스 아시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원인은 무엇일까? 인간의 산업 활동에 의해 기후가 급격히 변하면서 기상이변으로 비가 적게 온 탓도 있지만, 다른 원인도 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에게 보샤오떼 호수 주변의 식생 및 생태를 강의하는 이종무 수피아 에코라이프 전임강사는 "원래의 유목문화가 정주문화로 바뀐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유목문화 자체가 초원의 지속가능성을 유지시켜 왔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지역 유목민들이 5종의 가축을 키운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