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비가 쏟아지는 날, 저 우산을 쓰면?
허웅비
작품해설에 도움을 준 허웅비(31) 작가는 "이 작품은 음식을 쉽게 낭비하는 우리 식문화를 비판한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원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방사능에 노출된 음식을 섭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씨는 '핵우산'이란 작품을 이번 전시회에 내놓았다. 평범한 우산에 방사능 마크 구멍이 뚫린 전시물이다. 비 오는 날 이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면 뚫린 구멍을 통해 그대로 빗물에 몸이 젖게 될 것이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일본에 머물고 있었다. 후쿠시마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도쿄에 살고 있었지만 비가 온 다음날은 수돗물을 사용해도 될지 걱정이 앞섰다. 식수와 밥하는 물은 생수를 사서 사용했다"며 "원전 사고를 경험하고 나서야 노출된 방사능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만 방사능에 오염되는 것이 아니다. 동물들 역시 사람과 같이 피해를 입는다. 이지영씨의 '후쿠시마의 동물 블록'은 이를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죽음의 땅 일본 원전사고 20킬로미터 이내의 기록>이란 책을 읽고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게 됐다. 목재 조각품 속 동물들의 엉덩이 부분에 그려진 방사능마크가 이색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