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안 쟁취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레이테크코리아 조합원 동지들
노동과 세계
- 안성공장에서도 CCTV는 계속 있었나요?조복남 : 회사에서는 CCTV를 설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막상 가보니 조합원들이 주로 있는 포장부랑 생산부 그리고 휴게실이자 탈의실인 컨테이너에 CCTV가 있더라고요. 나중에 사회적으로 이 문제가 알려지니까 올해 3월에 폐쇄했어요. 이번 대표는 자기는 전 대표 같은 일은 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하나도 다르지 않았어요.
정해선 : CCTV뿐만이 아니에요. 작년 12월 31일, 퇴근 30분 전에 회사에서 통근버스를 없앤다고 했어요. 다들 일을 그만둘 줄 알았는데 생각대로 안 되니까 통근버스를 없앤다고 한 거죠. 그래서 두 달 동안 조합원들이 버스를 렌트해서 다니면서 노동부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회사와 교섭을 해서 작년 2월, 4월 19일 부로 안성에서 서울 공장으로 이전한다는 합의를 했어요.
그때부터 렌트 취소하고 임시로 회사에서 제공하는 차를 탔어요. 그런데 폐차 일보 직전의 봉고차 2대가 오는 거예요. 하루는 비가 엄청나게 많이 왔는데, 와이퍼 하나가 날아가서 도로에 차 세우고 주워가지고 끈으로 엮어서 겨우 내려간 적도 있어요.
김선희 : 조합원 대부분이 5시 반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 가 빨래하고 그러면 자정 넘어 자니까, 출·퇴근 시간 버스에서 눈 붙이는 게 다인데 봉고차는 앞 유리도 테이프로 붙여놓고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이 운전도 하다 보니 졸음운전도 하고. 우리는 고속도로에 목숨 내놓고 일했어요.
김선희 : 노동조합 만들고 투쟁하니까 전 대표가 "내 건물에 노동조합은 절대들일 수 없다"고 해서, 교섭에서 합의한 지금 대표가 본인도 어쩔 수 없다면서 공장 이전을 하지 않고 있어요. 또, 단협에서 재직 중인 직원은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한다고 되어있는데 작년 2월 4일 비정규직 계약으로 한 김OO 조합원을 5월 1일 부로 해고했어요. 이것도 명백한 단협 위반사항이죠.
조복남 : 지회에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항의 농성하러 고용노동부 서울지방청에 자주 갔었는데, 우리가 생각할 때 노동부라고 하면 근로자 편일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근로자편이 아닌 게 너무 화가 나고 서글펐어요.
- 지금까지 이 투쟁을 버틸 수 있었던 큰 힘은 뭐라고 생각하세요?조복남 : 힘은 들지만, 조합원이 몇 명 없는데 제가 그만두면 다른 사람들도 얼마나 맥이 풀리겠어요. 세상 저 혼자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더불어 사는 건데, 내가 그만두면 다른 동료들이 더 힘들어하니까 그래서 지금도 싸우고 있어요.
김선희 : 엄마가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우다 중간에 그만두면, 우리 애들도 노동자로 살아갈 텐데 애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지금 현실이 애들의 미래일 텐데 이런 끔찍한 현실을 똑같이 물려주고 싶지 않아요.
정해선 : 초등학교 1학년 막내가 "엄마, 내가 엄마 일할 수 있는 데 알아봐 줄게 그만해" 그래요. 그런데 아무 결론 난 게 없는 상황에서 그럴 수 없죠. 또 지금 포기하면 대표가 원하는, 힘들면 그만둬 버리는 그런 아줌마가 돼버리는 거잖아요. 아줌마들도 잘못된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어요.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1년 여, 지금까지 오면서 어찌 흔들리지 않았을까. 가족과 동료를 위해 버티고 있다고 말하는 레이테크코리아 지회 조합원들 모두 무수한 흔들림과 시련 속에서 누구의 엄마, 아내가 아니라 노동조합의 한 주체로서 새로운 꽃잎을 피우고 있었다. 투쟁 승리하는 그날까지,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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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사장이 원하는 아줌마는 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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