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림숲 속을 흐르는 개울과 아치형 다리
이상옥
12세 때 당에 유학해 18세에 외국인으로 급제했으며, 25세에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으로 문명을 떨치고, 귀국하여서는 38세에 사회개혁안 '시무십여조(時務十餘條)'을 제시했으나 실패하고, 42세에 천하를 돌아다니다 52세 이후 신발만 남긴 채 가야산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최치원의 호가 외로운 한 점의 구름이라는 뜻의 '고운(孤雲)'이 그의 운명을 잘 드러내는 것 같다.
고운이 죽어서 신선이 되었다고 하니, 당연 관련된 전설도 신비할 수밖에. 최치원이 어느 날 저녁 그의 어머니가 상림에서 뱀을 만나 매우 놀랐다는 얘기를 듣고서, 효성이 지극했던 최치원이 "모든 미물은 상림에 들지 말라"고 명령한 후 함양 상림에는 뱀이 없어졌다 한다.
또한 상림숲을 조성할 때 공사가 엄청 빠르게 진척되었는데, 밤에 한 인부가 보니, 최치원이 금으로 만든 인형들을 시켜 둑을 쌓는 일을 했다. 실제로 1993년 상림둑을 보수할 때 땅에서 금 인형들이 발견됐다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