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상사화가 활짝 피면 연초록의 초원에 빨강색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 같다. 레드 카펫이 따로 없다.
이돈삼
어여쁜 상사화, 왜 절 근처에 많이 필까?상사화는 봄에 잎이 돋아나고 여름에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운다. 꽃 색깔은 주로 연분홍이나 노랑색이다. 반대로 꽃무릇은 초가을에 꽃이 잎보다 먼저 피어난다. 색깔은 아주 붉은 진홍색이다. 이렇게 잎은 꽃을, 꽃은 잎을 서로 그리워한다는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어서 '상사화(相思花)'로 불린다.
꽃 모양과 색깔에 따라 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진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백양꽃, 붉은상사화(꽃무릇)로 구별된다. 백양꽃은 백양사에서 처음 발견돼서 백양꽃이다. 위도상사화는 위도에서 처음 발견돼서 그리 이름이 붙여졌다. 초가을인 지금 많이 피는 것은 대부분 붉은상사화, 즉 꽃무릇이다.
이 꽃은 대부분 절집에서 군락을 이룬다. 영광 불갑사와 함평 용천사만 봐도 그렇다. 고창 선운사도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절집에 많이 핀다. 생김새나 빛깔이 선홍빛으로 강렬하게 유혹하는 꽃이다. 절집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절집을 중심으로 많이 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