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쩨쩨해도 좋다'는 김무성 '보수혁신 아이콘' 될까

[김무성호 분석①-혁신] 취임 2개월 만에 혁신위 발족... 측근 인사 중심 우려도

등록 2014.09.19 08:47수정 2014.09.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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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유성호


"보수대혁신의 아이콘이 돼 우파정권 재창출의 기초를 구축하겠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7월 15일 국립 현충원 방명록에 적은 글이다. 그로부터 2개월여 후인 9월 18일 김 대표는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위)'를 공식 출범시켰다. 위원장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인선했다(관련기사 : 김문수 앞세운 새누리당 '보수혁신위' 가동). 당대표 취임 일성에 걸맞은 시험대를 이제야 갖추게 된 셈이다.

첫 반응은 얼추 성공적이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주간지 <일요시사>와 인터뷰, '김문수 전 지사 혁신위원장 임명에 대한 질문'에 '우리 당이 못하는 것을 새누리당이 한다'고 답변했다"라며 "우리 당은 인물을 쳐내고 새누리당은 경쟁자를 등용해서 경쟁한다"라고 밝혔다. 여권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위인 김 대표가 2위인 김 전 지사를 기용한 것을 높게 평가한 셈이다.

사실 김 대표는 그동안 '보수혁신의 아이콘'에 걸맞은 구상을 내놓지 못했다. ▲ 당대표 법인카드 등 당 예산 전면공개 ▲ 당직자 낮술 금지 ▲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제한 ▲ 토론회 및 세미나의 화환 수령 금지 ▲ 해외출장시 비행기 이코노미석 이용 등 혁신 제안을 내놨지만 "당 사무총장 같다"는 핀잔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앞서의 제안은) 국민이 눈꼴 사나워하는 것부터 바로바로 실천하자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혁신위 발표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제안하니) 김무성 쩨쩨하다고 하는데 쩨쩨해도 좋다, 작은 것부터 하자"라며 "우리 당은 이미 변하고 있다, 제도나 더 큰 문제는 혁신위에서 집중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대표는 혁신위의 우선과제로 '공천 개혁'을 꼽았다. 김 대표는 "현재 정치권이 비효율·비합리적으로 운영돼 국민의 지탄 대상이 됐다"라며 "정치권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의 90%가 잘못된 공천권 때문이고 그것부터 바꿔야 한다"라고 주목했다. 또 "혁신위에서는 정당 민주화를 포함해 모든 것을 다 논의할 수 있다"라면서 "선거구제 개편을 비롯해 큰 틀의 변화를 예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혁신보다 정치혁신·공천개혁에 방점... '큰 그림' 나올까


당 주요 인사나 새로 인선된 혁신위원들도 김 대표의 생각에 동의하고 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이 아니라 정치의 혁신에 맞춰서 진행됐으면 한다"라며 정치불신 해소를 주장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일단, 혁신위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짧게 하자는 게 내가 생각한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활동 방향으로 '공천평가시스템' 도입, 당의 현장성 강화, 특권 내려놓기 실천 등을 꼽았다.

그는 "정당개혁의 핵심은 공천개혁인데 이것을 평사시에 평가해야 한다, 이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또 특권 내려놓기에서는 '무노동 무임금'을 일례로 꼽았다. 그는 "그동안 말만 하고 아무 것도 안 했다, 이것을 법률로 정해야 한다"라며 "의원 155명의 당론으로 (무노동 무임금을) 입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지금 단계의 혁신은 정치불신 해소와 국민통합, 여야 상생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역시 김 대표가 말한 큰 틀의 혁신이다. 그는 "정치불신이 다시 높아지면서 주변에서는 의원 정수를 줄이라는 얘기가 많다"라며 "결국 세력과 문화인 것 같다, 양 극단이 강해지면서 대다수 국민들의 목소리는 빠져버린다"라고 설명했다.

즉, 혁신위가 정치불신 해소와 공천개혁 등 '큰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 대표가 김 전 지사를 위원장으로 선택한 것도 이 같은 주문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7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최병렬 당시 대표 등 중진 의원들을 줄줄이 낙천시킨 경력이 있다. 그는 지난 7월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도 "공천은 국민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완전한 오픈 프라이머리로 가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장성' 역시 김 전 지사의 장기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이날 "김 전 지사는 경기지사 시절에도 국민을 위한 봉사가 정치인의 최고 무기라는 신념으로 일해오셨고 지금은 대구에서  민심청취를 위해 택시기사로 활동하면서 국민 목소리를 잘 수렴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당 지도부 뜻 같이 하는 혁신위... '보수혁신' 실체 누가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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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8월 22일 오후 당 의원 연찬회가 열린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 앞에서 루게릭병 환자 돕기 캠페인 'ALS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해 얼음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당 혁신위가 정치권 전체를 아우르고 실천가능한 혁신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실제로 이한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18대 국회 당시 '무노동 무임금 TF'를 띄우며 정치혁신 여론전을 벌였지만 당내 반발과 야당의 외면으로 실패한 바 있다.

혁신위의 인적구성을 놓고 사실상 '김무성 사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세월호 특별법 협상·국회 선진화법 개정 등 주요 현안에서 당 지도부와 이견이 없는 초·재선 의원모임 '아침소리' 구성원들이 대거 혁신위로 흡수됐다.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안형환 전 의원도 포함됐다.

이에 김 대표는 "(혁신위 구성에) 지역별·계파별 안배하지 않았다"라며 "스스로 개혁 의지를 갖고 모임 했던 사람들이 있다, '쇄신전대추진모임' 등이 '아침소리'로 통합됐고 거기 주축멤버들을 (혁신위에) 다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공석인 외부 인사로는 "사회적으로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해온 분들 중에서 몇 분 모시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쇄신그룹으로 포장돼 있던 이들이 당 혁신위로 흡수된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 의원은 "보수혁신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정치불신의 원인인 정치권의 진영논리를 깰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재 김문수 위원장을 포함한 혁신위 인적구성으로는 잘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김무성 #보수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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