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 관련 장관급회담 참여 요청 거부에 '반발'

유엔 북한대표부 "인권회의에 당사자로서 참석 요청했지만 거부 당해"

등록 2014.09.24 14:14수정 2014.09.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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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3일(현지 시각) 뉴욕 맨해튼의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장관급 회의에 자신들의 참석 요청이 거부된 것과 관련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유엔 북한대표부는 이날 공보문을 발표하고 "인권대화에 대해 운운하면서도 우리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 참가마저 가로막는 것은 미국이 최근 강행하고 있는 반공화국 인권 소동이 진정한 인권과는 아무런 인연(관련)도 없다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주도해 우리나라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호주의 줄리 비숍 외무장관, 제이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 등 참석해 북한 인권 관련 장관급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전날 자정남 유엔 북한대표부 대사는 유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사국인 조선이 참석해 입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에 회의 참석 요청을 했다"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에 체류하고 있고 자국의 인권문제가 논의되는 마당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한 공보문에서도 북한은 "우리는 뉴욕접촉선을 통하여 미 국무성에 우리가 평등한 기초 위에서 인권대화를 진행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으며 미국이 인권문제를 걸고 우리 제도를 전복할 적대 의사가 없다면 응당 당사자인 우리에게 회의에 참가할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 대표단의 회의 참가 희망을 공식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참석이 거부되자 북한은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유엔 총회 제69차 회의와는 별도로 북조선 인권관련 고위급 회의라는 것을 벌여놓고 또 한 차례의 반공화국 인권광대극을 연출했다"며 "미국은 이번 회의에 저들의 비위에 맞는 일부 성원국 대표들만 불러들여 조선 인권상황 관련 조사위원회의 보고서와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의가 마치도 국제적인 의사를 대변하고 있는 듯이 여론을 오도해보려고 책동했다"며 비난했다.

이어 북한은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현 인권 향유 실상을 심히 왜곡 한 것으로서 그 어떤 경우에도 유엔에서 논의의 기초로 될 수 없다"며 "조사결과 보고서라는 것을 보면 신통히 우리를 극도로 적대시하는 미국의 모략, 날조자료와 죄를 짓고 법적 처벌이 두려워 도주한 범죄자 등 어중이떠중이의 증언들로 일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인권옹호의 간판 밑에 세계 도처에서 강권과 전횡을 일삼으면서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나라들에 대한 군사행동과 국가전복 행위를 감행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미국은 인권재판관 행세를 하기보다 제(자기) 코부터 씻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인권보호 증진을 위한 세계적인 노력에 적극 기여하려는 우리 공화국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말로 우리 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외무상 참가하게 했어야"


이날 유엔 북한대표부는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해 진술한 탈북자 신동혁씨에 대해서도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북한은 "본명은 신인근이며 신원관계를 날조하였는바, 도주 전 공화국에서의 생활 경위와 가족친척관계, 범죄 행위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이름을 신동혁으로 바꾸고 정체를 숨기며 살아왔다"며 "미 정보기관과 남조선 정보기관의 사촉을 받은 반공화국 인권모략 책동의 앞잡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는 이번 공보문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의에 "이 회의가 우리 인권에 대해 취급한다고 해서 우리 외무상이 직접 참가하려고 하였으나 그들은 무엇이 떳떳하지 못한 지 참가하지 못하게 했다"며 "말하자면 저들끼리 저들 하고 싶은 소리를 한 것으로 저들이 떳떳하고 정말로 우리 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 외무상이 참가하여 저들 소리도 듣게 하고 또 우리 소리도 듣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북한 인권 관련 장관회의 참석 요구를 비롯해 최근 제기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북한 주민의 인권이 잘 보장되고 있다는 내용의 인권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조선인권연구협회 명의로 발표된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보장정책, 인민들의 인권 향유 실상 등을 담고 있다. 또한, 북한은 이 보고서 발표와 더불어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중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문제 #유엔 북한대표부 #인권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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