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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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학생들은 여대 중 절반 가까이가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잠정 지정된 것, 즉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평가를 '여대 위기'의 근거로 삼은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천가현(24·이화여대)씨는 "학교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데, 이런 기사를 보면 기분이 나쁘다"며 "대학의 경쟁력을 취업률에 두고 평가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요즘 대학들이 정부 눈치를 보며 취업 안 되는 학과들을 폐지하려고 하는데, 어문학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어이없다"며 "취업률 높이기 위해 학과를 통폐합해 인문학을 축소한 대학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좋은 대학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학 평가를 각각 개별적으로 봐야 한다"며 "서울에 있는 여대들 사이에서도 평가 항목별 편차가 크다"고 평가결과를 싸잡아 확대해석 하는 것을 경계했다.
여대의 취업 경쟁력이 없어진다는 보도에도 학생들은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나아가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기사들은 여대의 낮은 취업률이 여대 위기를 초래한 근거 중 하나라고 봤다. 지난해 사법고시 합격자 중 40.2%가 여성이고, 외무고시 합격자 중 59.5%가 여성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으나 여대들의 취업률은 사회적 수치에 비해 아쉽다는 게 그 근거다.
하지만 '대학알리미'의 2014년 취업률 공시 자료를 봐도 여대 전체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2014년 졸업생 취직 현황 중 여성 졸업자와 여성 건강보험연계 취업자 비율을 보면 경희대 36%, 동국대학교 42%, 서강대 47%, 중앙대 23%, 서울여대 40%, 숙명여대 42%, 이화여대 35%, 성신여대 42%이다.
2월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10.9%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전체적으로 대학생 취업이 힘든 상황이지 여대 졸업생만 취업이 힘든 것이 아니다. 소혜령(22·숙명여대)씨도 이런 사실을 지적하며 "요즘 대부분의 대학생들 취업이 다 힘든 거지 여대에 국한된 문제는 아닌 거 같다"며 "언론이나 정부가 왜 대학 줄 세우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대여서 취업 안 되는 게 아니라 여자여서 취업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