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유니온과 장하나의원실의 주최로 1일 오후 국회에서 '아르바이트 청년 감정노동 증언대회'가 열렸다.
이주영
1일 오후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청년유니온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르바이트 청년 감정노동자 증언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씨를 비롯한 여러 청년들이 참석해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일하면서 겪은 부당한 감정노동 사례를 소개했다.
유지영(26, 가명)씨는 PC방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성희롱을 당한 일을 털어놨다.
"어떤 손님이 다짜고짜 '커피 타 달라'고 하더라고요. 커피는 손님들이 직접 자동판매기에 가서 뽑아 먹어야 해요. 그래서 정중하게 '손님, 커피는 셀프입니다'라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나 게임하잖아'라며 제 엉덩이를 툭 쳤어요. 또 다른 손님은 제 얼굴에 담배 연기를 뿜으면서 '애인 있냐' '자유분방하게 생겼네, 연애도 자유롭게 하겠네?'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어요." 유씨는 "성희롱뿐만 아니라 한참 어린 초등학생에게 욕설을 들어도 보통 사장들은 '원래 용돈 벌기 힘드니 참아'라고 할 뿐"이라며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 이렇게까지 일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한탄했다.
화장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일했던 강연화(23, 가명)씨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계처럼 친절을 베풀어야 하니 어느새 감정노동이 습관처럼 돼 버렸다"고 한다. 강씨는 "한번은 손님으로 가게에 들어갔는데, 다른 손님이 나가자 나도 모르게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은 "나도 그런 적 있다"고 맞장구를 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증언자로 참여한 청년들은 젊은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겪는 부당한 감정노동을 단순히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치부하는 사회분위기가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욕설, 성희롱 등을 겪어도 회사에서 제대로 대응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류현미(26, 가명)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지나친 감정노동이 힘들다고 말하면 도리어 회사는 '너는 아르바이트 직원이니 손님 기분에 맞춰야 해' '징징거린다고 사회가 해결해 줄 것 같냐'고 다그친다"며 "그런 말을 들으면 나 자신이 굉장히 하찮은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청년 '노동자'로 인정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