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셔야 친해지는 한국... 슬프다"

[인터뷰] '터키유생' 에네스 카야 "외국인 최초 연기상 꿈 꿔요"

등록 2014.10.10 14:18수정 2014.10.1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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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인 장윤선 기자가 진행하는 <장윤선의 팟짱>은 '정보가 있는 시사토크 프로그램'으로 매주 평일 낮시간대에 청취자들을 찾아간다. 이번에는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에네스 카야를 만났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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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한 터키 출신 방송인 에네스 카야(30). ⓒ 권우성


"한국에서는 술을 문화라고 부르잖아요. 이게 참 신기해요. '먹고 죽자', '2차, 3차까지 가자'는 식으로 술을 마셔야 사람과 친해지고 일이 진행된다는 거잖아요. 사실 이게 한국의 슬픈 현실이에요. 굳이 술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사람들과 편하게 대화하거나 자신 있게 일을 진행하면 될 텐데…. 술을 마시되, 술을 강권하는 문화는 좀 더 줄었으면 좋겠어요."

역시 '터키 유생'이란 별명다웠다. 10일 업데이트 된 <장윤선의 팟짱>(아래 <팟짱>)에 출연한 에네스 카야(30)는 '한국 문화 중 고쳤으면 하는 점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자마자 주저 없이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갔다.

터키 출신인 그는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면서 '한국인보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팟짱>에 출연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에 방문했을 때도 최근 MBC·YTN 사옥 등이 들어선 상암동을 보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여기 땅을 사놨어야 하는 건데(웃음)"라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의 한국어 실력은 쉽게 얻어진 게 아니다. 2002년 아버지의 권유로 계획에 없던 한국 유학생활을 시작한 뒤로 독학과 대학교 어학당 수업 등을 병행하며 12년 동안 한국 생활을 이어왔다. 

<비정상회담>에서 능숙한 한국어로 대화를 주도하는 패널 중 한 명인 에네스 카야는 '토론이 가능한 외국인'으로도 손꼽힌다. 그는 "한국어를 잘해서라기보다는 터키 문화의 영향이 큰 것 같다"며 "터키에서는 토론을 굉장히 많이 한다, 딱히 선·후배나 위·아랫사람 관계에 상관없이 자기 생각을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나는 '보수' 아냐... '도덕' '상식'을 중시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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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한 터키 출신 방송인 에네스 카야(30). ⓒ 권우성


에네스 카야를 수식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터기 유생'이라는 별명이다. <비정상회담>에서 '보수'를 대변하고 있는 그는 "혼전 동거는 안 된다", "학생일 때는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외국인인지 조선시대 유생인지 헷갈린다'는 평을 얻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보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덕을 중시하며 상식적으로 사고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제가 보수적이라기보다는 요즘 사람들이 지나치게 개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도덕적 가치는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끔 '이 속도로 (개방적 사고가) 늘어간다면 10년~20년 후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까'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진보·보수를 떠나 지킬 건 지켜가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2007년부터 방송 활동을 하면서 영화 <초능력자>에 출연한 그는 '외국인 최초 연기상 수상'이란 꿈을 꾸고 있다. "똑똑한 사람에게 미쳤다고 40번 말하면 미친다"는 터키 속담대로, 꿈을 이루기 위해 어딜 가서나 '연기상을 탐낸다' 말한다고 한다. 내년 1월에는 그가 출연한 영화 <은밀한 유혹>이 개봉될 예정이다.

에네스 카야는 "영화 출연은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실제로 촬영도 즐겁게 했다"며 "이번 영화가 잘 돼 정말 연기상을 받는 일이 생겼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 아이튠즈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오마이TV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팟빵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에네스 카야 #비정상회담 #팟짱 #장윤성의 팟짱 #터키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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