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촬영이날 참석한 사람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치즈"라고 해도 웃지 않자, 촬영자가 "개새끼"하며 웃자고 제안하니 활짝 웃으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
송상호
요양보호대상자가 아닌 가족의 정이 싹트면...은희씨가 섬기는 할머니들은 안성시내도 있지만, 읍면단위에 많다. 말하자면 시골에 살면서 시골이 좋아 살기는 하지만, 교통이 불편해 의료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어르신 부부도 있지만, 독거어르신들도 많다.
한 해 두 해 같이 하다보면 어느 새 정이 든다. 어르신들은 요양보호사가 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자녀들도 바빠서 시나브로 돌아보지 못하는 걸 요양보호사는 틀림없이 오니까. 그들이 와서는 업무 처리하듯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마치 자녀가 부모 돌보듯 이것저것 챙기니까.
어떤 때는 어르신들이 밭에서 키운 농작물, 과일, 사탕 등을 내놓으면서 고맙다는 표시를 하면 요양보호사와 대상자의 관계는 이미 의미가 없어진다. 그냥 말 그대로 친정부모와 자녀처럼 되어 버린다.
하지만, 이 일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다. 요양보호사들은 만날 아픈 분을 보고, 나아가서 돌아가시는 분을 보기 때문에 자칫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다. 우울해지는 마음을 다스려 주지 않으면 말이다. 이런 이유인지 은희씨가 관리하던 요양보호사 중에는 종교인이 대부분이다. 또한 그녀들은 종교적 봉사정신이 나름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10년 전과 지금의 손은희, 어떻게 다른가"라고 묻자 "인생을 보는 깊이가 달라졌다"고 말하는 은희씨. 아픔과 죽음을 늘 가까이 하면서 체득한 거다. '끝임 없는 약자에 대한 관심', 그것이 그녀가 농익혀온 인생관이다.
어르신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삶의 질이 나아졌을 때, 그렇게 기쁘다는 은희씨. 그녀가 앞으로 이 교육원을 통해 추구하는 세상은 분명해 보인다. 안성의 어르신들이 한 명도 소외됨이 없이 행복해지도록 섬기는 사람들을 배출해내겠다는 거다. 앞으로 수많은 요양보호사 지망생이 여기를 통해 요양보호사로 거듭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