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그림 앞, 몸져누운 아내15일 편두통약 두 알을 먹은 실종자 양승진(단원고 교사)씨 아내 유백형씨가 진도체육관에 누워있다.
소중한
10월 15일. 팽목항도, 진도체육관도 한산했다. 사고 당시와 비교하면 "아무도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적막이 흘렀다. 최근 '기다림의 문화제' 행사 때문에 1000여 명이 모였던 팽목항(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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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단체도 상당수 철수했다. 사고 직후 진도에 머물던 자원봉사단체 300여 팀은 이제 10팀 남짓으로 줄었다. 최근엔 일부 민간잠수사도 사고 현장을 떠났고, 사고 이후부터 진도에 머물던 배의철 변호사(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까지 소속된 대한변호사협회의 사정에 따라 복귀했다.
올 가을 들어 가장 기온이 낮았던 이날, 실종자 양승진(단원고 교사)씨의 아내 유백형씨는 몸져누웠다. 날이 급격히 추워진 며칠 전부터 유씨는 포도당 주사에 의지해 잠을 청하고 있다. 유씨는 편두통약 두 알을 입에 털어 넣었다. 유씨 팔뚝의 여러 주사바늘 자국이 눈에 띄었다. 유씨는 "남편이 수습되더라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죽었더라도 바로 찾았으면 예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잖아. 지금은 그런데…. 나오더라도 형체도 못 알아볼 거 아니야. 점점 날짜가 지날수록 내 남편의 모습이 점점 사라진다는 게 참 마음을 힘들게 해. 유골이라도 찾으려고 지금 버티고 있는 거지."몸도 춥지만 마음 역시 춥다. 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추위를 엄청 탄다. 발도 시리고, 손도 시리지만 마음이 가장 춥다"고 말했다. 박씨는 최근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다. 페이스북에 다윤양이 수학여행을 떠나기 나흘 전 찍은 가족사진을 가장 먼저 올렸다. 박씨는 사진을 떠올리며 울먹였다.
"그 사진이 마지막 사진이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사진을 볼 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파요. 너무 예쁜 딸.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편안하게, 행복하게 있으라고 (다윤이에게 말하고 싶어요)…. 다윤아 사랑해.""1분, 1초라도 빨리... 어서 물밖으로 나왔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