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서북능선에는 고리봉이 두 개 있는데, 이곳은 흔히 '작은고리봉'으로 불린다.
김연옥
오후 1시 15분께 고리봉(1248m) 정상에 도착했다. 센 바람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다 몸을 가누기도 어려워 조망을 즐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정상 표지석 사진 한 장만 달랑 찍고 서둘러 내려갔다. 지리산 서북능선에는 고리봉이 두 개 있다. 정령치 너머에 있는 고리봉(1305m)은 큰고리봉이라 부르고, 이곳은 흔히 작은고리봉으로 불린다.
고리봉에서 당동마을로 하산하는 길은 생각보다 길었다. 갑자기 다리가 아파오고, 새로 산 등산화가 발에 안 맞는지 내리막에서 발가락이 앞으로 쏠리면서 걷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간간이 산죽 길이 나오고, 계곡에서 들려오는 맑은 물소리가 산행의 피로를 씻겨 주는 듯했다.
가을 속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간 느낌이라고나 할까. 만복대와 고리봉의 오솔길 같은 흙길을 걸으며 나는 깊어 가는 가을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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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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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른 지 5분 만에 만난 단풍... 황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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