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상도동 성대골 청춘플랫폼
남소연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던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는 '성대골 에너지 자립마을 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3회째다. 축제 부제는 '불을 끄고 볕을 켜다'. 축제에는 마을 엄마들, 아이들, 노인들, 국사봉 중학교 학생 등을 포함해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축제를 위해 마을 아이들은 한 달 동안 인형극 연습을 했다. 인형은 밥주걱, 뒤집개 등 재활용품으로 만들었다. 비 내리는 천막 안에서 아이들은 '성대골 절전 부엉이' 등을 공연했다.
<오마이뉴스> 특별기획 '마을의 귀환'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소개한 바 있는 성대골 마을은 도시 속 에너지 자립마을을 꿈꾸는 마을공동체다. 평범한 동네 아줌마들이 의기투합하여 아이들과 함께 대안 에너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협동조합형 마을기업 '마을닷살림'을 설립한 아줌마들은 동네에서 '에너지슈퍼마'켙''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도서관, 마을학교에 이은 또 다른 도전이다(관련 기사 :
"밤에 잠만 자러 왔던 동네가 이렇게... 박원순 시장이 도청하나 봐요",
'폭염' 한 달 전기료 1만6천원...놀라운 비결).
김소영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장(45)은 "지금까지 성대골 마을이 전기에너지에 대한 운동을 했다면, 앞으로는 난방에너지에 대한 운동을 하려고 한다"면서 "이를 위해 마을에 있는 건축물들의 살림살이를 돌보자는 취지로 '마을닷살림' 협동조합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만만하게 다가가기 위해 협동조합 공간 이름을 '에너지슈퍼마켙'이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슈퍼마켙은 에너지 효율, 절약, 생산을 위한 컨설팅, 나아가 시공까지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에너지슈퍼마켙의 받침 'ㅌ'은 에너지의 'E'를 뜻한다.
도화공원에서 본행사가 끝나자, 엄마들과 아이들은 상도동 골목에 있는 '청춘플랫폼'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눔부엌'과 함께 '환경영화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 승규(29)와 가은(25)이 이들을 반겼다.
공모전 준비 위해 찾은 동네, 이사까지 온 이유청춘플랫폼의 시작은 2012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축과 도시설계를 전공하는 대학원생이었던 승규, 동리, 재성은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 공모전 준비를 위해 성대골 마을을 찾았다. 그 때 처음 만난 사람이 김소영 관장이었다.
승규는 "관장님의 마을에 대한 철학과 열정이 남달랐다"면서 "에너지 자립이라는 거대한 목표와 함께 당장 시급한 학교문제에 이르기까지 열변을 토하며 말씀해 주시는 마을의 이야기를 듣고 큰 인상을 받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세 청년이 성대골 마을을 찾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