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물들이는 멋진 아침>(지은이 원허 / 펴낸곳 담앤북스 / 2014년 10월 24일 / 값 1만 4000원)
담앤북스
<세상을 물들이는 멋진 아침>(지은이 원허 / 펴낸곳 담앤북스)은 원허 스님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원허 스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한 바가지의 물을 떠주듯 매일아침 들려주던 이야기들을 역은 내용입니다. 원허 스님은 십리 벚꽃 길로 유명한 하동 쌍계사, 쌍계총림 율학승가대학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혜원정사 주지 스님입니다.
원허 스님이 글을 올리는 <원허 스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는 스님께서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옹달샘일 겁니다. 옹달샘에는 깊숙한 땅 속에서부터 방울방울 솟아나는 물도 있고, 졸졸 거리며 흐르다 스며든 물도 있을 겁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도 있을 거며, 이슬처럼 허공에서 맺혀 떨어지는 물도 있을 겁니다.
원허 스님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그렇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태고의 전설을 품고 있는 땅속 물처럼 깊고, 어떤 이야기들은 풀잎에 맺혔다 떨어지는 이슬방울처럼 영롱한 빛깔입니다. 속삭임처럼 달콤한 이야기도 있고, 장군죽비를 후려치며 외마디를 지르는 듯한 내용도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 옹달샘이 마르지 않도록 밤새 이슬을 같은 마음으로는 방울방울, 빗물 같은 마음으로는 주룩주룩 한 꼭지 한 꼭지의 글을 쓰셨을 겁니다.
첫 번째 노래를 부르는 것은 이제 포기했고, 두 번째 글 쓰는 일은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SNS)의 공간인 밴드 <원허 스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를 통해 아침마다 즐거움을 누리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컴퓨터 자판이 글쓰기를 대신해 주니 악필 또한 걱정할 것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생이 즐거워졌습니다. - <세상을 물들이는 멋진 아침> 27쪽-스님이 이번 생을 즐겁게 맞을 수 있었던 비법은 의외로 간답합니다. 내려 놓을 건 내려놓고, 노력해서 될 수 있는 건 부단히 노력해서 이루는 단순한 진리의 실천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 꼭지 한 꼭지의 글 그 어느 것도 유유히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물처럼 쉽게 써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쓸까를 고민했을 겁니다. 쓰고 싶은 줄거리가 결정돼도 막상 글로 옮기는 과정은 구멍 숭숭 뚫린 바랑으로 한 바가지의 물을 옮기는 것만큼이나 지난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구멍 숭숭 뚫린 바랑으로 나른 물맛이 나는 글들하지만 쓰고 또 쓰다 보니 힘들고 어렵기만 했던 글쓰기가 어느새 스님의 이번 생에서 즐거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님께서 바랑으로 물을 옮기듯이 때로는 고민하고 때로는 밤을 새우며 채운 듯한 글들이라서 그런지 꼭꼭 씹듯이 읽으며 되새김질을 하듯이 음미해 보는 글맛은 소소한 식감에 담백한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