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세월호 참사 200일 가족 추모식이 열리고 있는 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1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추모식을 지켜보고 있다.
박호열
편지낭독이 끝난 후 2학년 4반 권오천군의 형 권오현씨가 동생과 먼저 간 친구들을 기리며 가수 김범수의 노래 '눈물 나는 내 사랑'을 불렀다. 오현씨는 가족대책위에서 총무 일을 도맡아 해 왔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유가족과 참석자들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가사가 다시는 저한테 오지 말라는 내용이에요. 다시는 힘없는 저에게, 제 동생으로 태어나지 말라는 그런 노래예요… 매일 하루만큼 / 추억들을 돌아 봐 / 그때 우리 얘기 / 고운 너의 향기 (중략) / 너를 잃은 내가 / 너를 울게 만든 내가 / 무슨 자격으로 / 괜찮을 수 있어 / 내 삶의 한 사람 / 감히 맺은 아픈 사랑 / 돌아오지 마라 / 다신 오지 마라 / 줄 게 없는 내게 / 슬픈 영화처럼 / 눈물 나는 내 사랑."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전명서 위원장을 대신한 추모사에서 "지금 이 시점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최우선적이고,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야 할 곳은 다름 아닌 진도"라며 "항상 잊지 말고 9명의 실종자가 당장 가족의 품으로 올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마음과 뜻, 목소리와 행동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단원고 황지현양 가족, 영정과 위패 합동분향소에 안치 유 대변인의 추모사 중간에 이날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안장된 황지현양의 유족들이 영정과 위패를 안치하기 위해 합동분향소에 도착했다. 가족들이 차에서 내려 분향소로 들어가는 사이 곳곳에서 간절히 맞잡은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엄마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 분향소는 '통곡의 마당'이 되었다.

▲ 세월호 참사 200일 가족 추모식이 열리고 있는 합동분향소에 참사 197일 만에 수습된 단원고 2학년 3반 황지현양의 영정과 위패를 실은 운구차가 도착했다.
박호열

▲ 단원고 황지현양의 영정과 위패를 합동분향소에 안치한 황양의 부모와 친지들이 손을 잡은 채 분향소를 걸어 나오고 있다.
박호열
임형주의 노래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분향소를 감싸는 가운데 유 대변인은 "모든 사람이 이제는 포기하자고 할 때, 우리 지현이가 아니라고 더 기다려야 한다고 그 이야기를 하려고 오늘 돌아왔다"며 "지현이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못난 생각을 했는지를 깨달았다. 200일 아니라 2천, 2만일이라도 실종자들이 돌아올 수 있을 때까지 함께 기다리겠다는 마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지민지씨가 '잊지 않을게'를 절규하듯 부를 때는, 의자에 앉아 있던 유가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속울음을 토해냈다. 이 노래는 유가족들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것처럼 참담할 때, 위로를 받은 곡이었다고 한다.
"(중략)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 우리 가슴에 새겨놓을게 /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 절대로 잊지 않을게 / 다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 아무도 외롭지 않게 잊지 않을게 /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 울지 않을게 울지 않을게 / 이제는 울지 않을게."2학년 4반 생존 학생의 형과 2학년 3반 최민지양이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최양이 편지를 읽는 내내 눈물을 흘리는 동안 단원고 생존학생들과 노란 점퍼를 입은 희생 학생의 아빠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눈물을 훔쳐냈다.

▲ 세월호 참사 200일 가족 추모식을 마친 후 참석한 시민들이 합동 조문을 하기 위해 분향소로 들어가고 있다. 줄 지어 선 추모객들의 뒤로 유가족들이 만든 ‘특별법 제정’, ‘진상규명’ 애드벌룬이 하늘에 떠있다. 애드벌룬에 매단 펼침막에는 세월호를 형상화한 영문자 ‘KOREA(대한민국)호’가 침몰하는 모습과 함께 아래위로 “그냥 덮을까요?”, “다음 순서는 당신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박호열
"고등학교에서 가장 큰 추억을 남겨야 할 수학여행에서 이제 더 이상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린 채 돌아 왔습니다… 제가 만약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했더라면 잠도 못 주무시고, 밥도 못 드시고 울고 있을 저희 가족들을 바라보면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대학생이 되고 직장에 다니면서도 친구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과 수많은 약속들 잊지 않고 친구들 몫까지 다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이날 추모식의 마지막은 참석한 시민 모두가 마음의 갈피를 다시금 다잡고 진상규명을 위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분향소 안에 잠든 단원고 아이들에게 그 약속을 전하는 '합동 조문'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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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학생 "친구 몫까지 살겠다"... 눈물삼키는 아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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