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인민재판도 아니고"... 난타당한 김문수

새누리당 혁신안 '소통' 자리서 '대권용 혁신' 힐난까지... 의총 통과 가능할까

등록 2014.11.24 20:55수정 2014.11.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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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혁신특별위원회 활동 결과보고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혁신특별위원회 활동 1차 결과보고를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이게 인민재판도 아니고 그렇지 않나. 혁신안을 반대하는 사람은 반개혁적 사람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고…. 그래도 의총 뒷전에서만 반대하면 비겁해 보일까봐 이 자리 오긴 왔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2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보수혁신특위(위원장 김문수) 전체회의에서 작심하고 한소리를 했다. 앞서 보수혁신특위가 의원총회에 보고한 혁신안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의원들을 초청해 자세한 얘기를 나눠보자고 한 자리였다.(관련 기사 : 반대 부딪힌 '김문수식 특권 포기'... 시험대 오른 보수혁신)

일단 혁신위는 김 의원의 가시돋힌 소리에 "의원님들을 설득하자는 게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갖자는 의미에서 마련한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이미 참여율은 저조한 상황이었다. 김문수 위원장은 "원래 (반론을 제기했던) 의원 15분을 다 모시려 했는데 여러 일정상 바쁘셔서 박명재·김태흠·김세연·박민식 의원이 오셨다"라고 말했다.

참석율을 저조했지만, 발언의 강도는 쎘다. 김무성 당대표가 조만간 의총을 열어 원안에 가깝게 혁신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 것도 무색해졌다.(관련 기사 : 김무성 "혁신안 거부 사실 아냐, 곧 확정하겠다)

"특정인 대권행보 위한 실적 쌓기 전락하면 안 돼"

김태흠 의원은 "혁신안 9개 중 2개는 위헌적 요소도 있고 수정 요구도 있는데 무조건 혁신위는 밀어붙이겠다고 했잖냐"라며 "그러면 (반대하는 의원들을) 반개혁적 사람들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식 의원 역시 "절차와 과정의 문제다, 오늘 혁신위에서 이른  '소통 간담회' 한다고 연락왔는데 종이 한 장 팩스로 사무실에 보냈을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연락)받는 입장에서는 이것이 관변단체 간담회도 아니고 일방적 통지 받은 것으로 느꼈다면 지나친 거냐"라며 "오고파 했던 많은 의원들 계시지만 행여 들러리 서는 것 아닐까, 반기득권 세력으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을까 싶어 못 온 것"이라고도 말했다.

혁신위가 당내 일각의 반대에도 혁신안 원안을 고수키로 한 것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김무성 대표나 김문수 위원장, 특정인의 대권행보를 위한 실적 쌓기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라며 "왜 이게 바로 결정돼야 하고 수정될 수 없는 거냐"라고 쏘아붙였다. 또 "헌법도 바꾸자는 판인데 혁신위에서 정하면 수정이 안 되나"라며 "이런 절차와 과정의 문제에 대해 솔직히 (김문수) 위원장에게 서운한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은 "박 의원에 100% 동의한다"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구체적으로 혁신안 수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혁신위의 출판기념회 금지 방안에 대해 "정치자금 만드는 데 활용되는 부분만 금지하고 (그 방안을) 만들면 되는데 이건 (출판의 자유 관련)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세비 삭감'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세비 줄이라는 말은 안 했다"라며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을 개선해야지, (국회의원이) 일용직 노동자인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나름 일하는 데 권위도 있고 명예도 있고 의무와 책임도 있어야 하는데 (세비 삭감은) 자학하는 모습"이라며 "정강정책 수정이나 당 운영방안부터 논의하고 난 뒤에 기득권을 버리는 논의를 했어야 했다"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위원장을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대권후보로 잠재적으로 나온다는 분, 이런 분을 어떻게 혁신위원장으로 앉히고, 이러니 작은 문제만 생기면 언론은 그런 방향에서 (혁신위를) 본다"라며 "혁신위가 무슨 파워게임인가, 요즘은 위원장과 당대표 간 파워게임처럼 비쳐진다"라고 말했다.

김문수 "혁신하려면 흐물흐물해서는 안 된다"

일부 의원들은 난타당하는 혁신위를 감쌌다. 박명재 의원은 "자기부터 권위를 내려놓고 혁신하는 것이다"라며 '특권 내려놓기'를 첫 과제로 삼은 혁신위를 지지했다. 다만 그는 세비 삭감 문제에 대해 "불출석 무세비는 기술적 문제가 많으니 검토해주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김세연 의원도 "절차적인 면에서 논쟁이 계속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2012년 총선 전과 달리) 혁신위가 상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 혁신을 진행하다보니 다소 곤경에 처한 상황"이라며 혁신위를 두둔했다. 특히 "혁신위 활동이 지나치게 특정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흐르는 경향이 일부 관측된다"라며 '김문수 때리기'를 경계하고 나섰다.

혁신위도 적극 방어에 나섰다. 혁신위원인 서용교 의원은 "혁신을 해나가는 데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먼저 하기로 한 것"이라며 "12월 연말 정국의 예산·법률안 통과 국면 등을 볼 때도 (특권 내려놓기를) 당내에서 비교적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이 부분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발을 산 세비 삭감 혁신안에 대해서도 "오해받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며 "기본적으로 국민 감정에 맞추고 국회가 일 잘 할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 의원의 '설득'은 쉽게 통하지 않았다. 서 의원은 계속되는 김 의원의 질타에 "소통이 중요한 것 같다, 혁신안을 다들 숙지할 만큼 정보 공유가 안 됐다는 데 대해 미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혁신위 간사인 안형환 전 의원은 "혁신위 6개월 일정 중 3분의 1도 못 왔다, 지금이 시작 단계"라고 강조했다. 혁신위를 좀 더 지켜봐달라는 당부였다. 그는 "새누리당의 핵심인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나머지(혁신)를 해야 한다"라며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공천 문제나 국회 개혁 등 과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보수혁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용기다, 소신과 다를 때 용감하게 말씀하는 분이 있어야 새누리당에 희망이 있다"면서 열린 태도를 취했다.

다만 그는 "'혁신위가 고치면 간단한데 왜 의총에 넘기냐'고 하지만 혁신하려면 (혁신위가) 흐물흐물하면 안 된다"라며 "의원들 봉급 깎아라, (특권을) 내려놔라 하는 것 자체가 못마땅하더라도 이 나라와 당, 의원들이 잘되도록 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의 기본 골격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한 번도 (김 대표와) 불화를 느껴본 적 없다"라며 '김무성 대표와의 불화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뭔데 대표와 힘겨루기를 하느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난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민심에 한 발 더 가깝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보수혁신 #김문수 #김태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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