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서재 천장은 바로 양철 지붕이고, 창이라고는 연통이 연결된 곳 하나뿐이어서 외부에서는 불빛도 안 보인다.
이상옥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이다. 그래서 시골집 창고서재에 화목난로를 설치하고, 불을 지피고 고구마를 구워먹어 보는 것이리라. 퇴근 후 저녁 산책길, 애견 두 마리를 데리고 들길을 산책하다, 돌아오는 길에 앞산 등성이에서 마른 나무 몇 개 주워들고 와서 화목으로 쓴다.
양철지붕으로 듣는 실로폰 음악 소리요즘 창고서재 업그레이드 중이다. 너무 많이 쌓인 연구실 책을 시골집 창고에 임시방편으로 옮겼는데, 의외로 창고서재로서 정이 갔다. 창고서재는 양철지붕으로 되어 있어서 비가 오면 실로폰 음악 소리가 난다. 시멘트바닥으로 되어 있던 곳에 대자리를 깔고, 그 위에 다시 헌 카펫을 덧깔고 보니, 아늑하다.
화목난로도 교체하고, 난로 바닥에는 집 철거할 때 보관해두었던 작은 문짝을 놓으니 인테리어 효과 만점이다. 창고서재 들어오는 입구에도 역시 작은 문짝을 놓아두니, 문턱으로 안성맞춤이다.
창고서재는 어머님 품 같다. 긴 겨울밤, 창고서재에서 화목난로 불을 지펴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못다 읽은 고전도 읽고 생각을 가다듬어 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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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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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에 고구마 굽는 창고 서재, 어머니 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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