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26일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우환 미술건 건립예산 폐기를 촉구했다.
조정훈
대구시가 그동안 건립을 놓고 고심하던 '만남의 미술관-이우환과 그 친구들(이우환 미술관)'의 건립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
"확정되지도 않은 '이우환 미술관 예산' 포기해야")
대구시는 이우환 미술관 건립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채 20억 원과 국비 28억 원 등 내년도 예산 48억 원을 책정했으나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전액 삭감했다.
문화복지위 시의원들은 이우환 미술관 예산을 전액 삭감한 이유로 건립 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은 미술관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예산의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화 문화복지위원장은 "이우환 미술관 건립비용 전액을 삭감했지만 대구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면서 "이미 예견된 일로 대구시도 예산을 책정했지만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관 건립 논란' 책임소재 놓고 문책론 일 듯대구시는 미술관 삭감과 관련해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앓던 이를 뺀 것 같다는 반응이다. 대구시 문화관련 담당자는 "이우환 작가가 작품구입비 등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아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이우환 미술관 건립을 포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민예총과 대구참여연대 등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취임한 이후 계속적으로 미술관 건립 포기를 요구해왔다.
최수환 대구민예총 고문은 "지금 대구에 공공의 이름을 가진 미술관은 대구미술관 하나뿐이고 최소한 10개 이상의 미술관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싫어한다는 이우환 미술관을 굳이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은 "대구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우환 화백의 미술관을 빚을 내어 짓는다는 것은 대구시민 뿐 아니라 대구에서 예술을 하는 예술가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