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하고 있는 오승용 교수와 천정배 전 장관.
이주빈
천정배 : "그동안 호남정치는 양 날개로 날아왔다. 민주, 인권, 개혁 진보에 대한 열망이 그 하나고, 소외와 낙후를 넘어서 다른 지역과 최소한 동등하게 발전시키겠다는 염원이 또다른 하나다. 호남정치는 한국 개혁정치의 엔진이고, 거점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옛날 얘기다. 김대중 퇴임 이후 20년, 그 세월동안 개혁정치세력은 부진에 부진을 더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야당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극심한 폐해를 지역에 낳고 있다. 이는 호남정치 독과점 상태와 관련이 있다. 그 결과 호남정치의 양 날개가 다 꺾일 상황이다. 호남 기득권 정치를 강화하겠다는 차원이 아닌 호남에서부터 정치를 개혁해야겠다는 차원에서 호남정치 복원은 당연한 요구다. 기득권을 강화하는 계파와 패거리 정치가 아닌 선명한 비전과 정책을 갖춘 '작은 김대중'들 즉 참신하고 젊은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시급하다."
오승용 : "호남정치 복원보다는 호남정치 개혁이나 혁신이 더 올바른 명명이다. 호남정치 내의 위기는 호남 지방자치의 위기다. 호남이 유일하게 1등하고 있는 것은 선거사범 기소자율이다. 2위는 대구다. 일당독점 체제가 강고한 광주와 대구가 선거사범이 많다. 구조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다. 일당지배체제로 인한 지방정치의 위기 상황이 지방정치를 토론할 시간에 중앙정치를 얘기할 수밖에 없게 하고 있다."
손호철 : "호남정치는 그동안 이중적 차별을 받았다. 하나는 군사독재에 의한 차별이고 둘째는 민주화 내부에서의 차별이다. 개혁적 인물은 수도권 중심으로 공천하고, 호남엔 당직자나 정치자금 내는 이를 공천해주었다. 호남의 정치적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핵심은 지방자치다. 호남의 지방자치가 대구보다 민주적인가. 영남의 지자체 세 곳이 무상급식을 할 때 호남의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과감한 자기성찰을 해야 호남의 개혁정치 복원을 가져올 수 있다."
나기백 : "호남정치 복원은 원래 지배자 담론이 아닌 유권자 담론으로 시작했는데 유력 정치인들이 자기정치이해관계로 활용하고 있다. 호남정치 복원은 지역정치 복원이다. 정치적 주권을 박탈당한 유권자들의 지역 주권회복 운동이다. 영남 역시 영남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손호철 : "지역주민들의 정치적 주권의 회복이 친노 중심으로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을 다시 민주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호남정치 복원, 적합한 개념인가, 과거에 제대로 된 것이 있었나, 복원시켜야 할 정신은 무엇인가? 이를 테면 5.18정신이라든가 말이다.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나기백 : "지난 대선 때부터 연구자, 시민사회 활동가 모두가 정권교체론만 외친다. 호남인의 70-80%가 자동으로 투표해줘도 정권교체론만 외친다. 정권교체론은 중앙정치 기득권자들이 지방정치를 관리하고 통치하는 담론이다. 지역담론과 의제를 묵살하는 것이다. 정권교체론은 블랙홀이 돼버려 지역담론이나 의제를 실종시키고 있다. 지방선거 하는데 정권교체론이나 수권정당론 나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호남에서만큼은 정권교체론 담론을 폐기해야 한다."
천정배 : "중앙정치 지방정치 따로 분리할 수 없다. 지역정치만으로 호남의 낙후를 극복할 수 없다. 호남이 앞장서지 않는 한 한국정치 개혁 없다. 정권교체가 이데올로기화 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비전 있는 개혁세력, 야당다운 확실한 비전을 만드는데 실패하고 있다. 선명한 정책정당 세력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 역량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지역위원장이 과도한 기득권을 누리며 지역위원회를 사당으로 만들고 있다. 이걸 고쳐야 상향식 민주주의가 전면화 된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는 일은 거의 없다. 기득권자들에게 기대하면 안 된다. 양식 있는 시민들이 스스로 조직화해야 한다."
" 14년 동안 당명이 12번이나 바뀐 정당이 어느 날 갑자기 변화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