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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수
이 때문에 가뜩이나 학생 부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지역 고등학교들은 매년 입학시즌만 되면 외지 중학교로 다니면서 우수학생유치 전략을 짜야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거기다가 올해부터는 경주, 포항, 경산, 청도, 하양 등 인근지역 고등학교들마저 경쟁력을 갖췄기에, 지역으로의 학생 유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영천지역 고등학교 입학생 부족현상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인근 경산 사동지역에도 지난해 '사동고등학교'가 신설되어 올해부터 신입생을 모집하는데다가 가까이 있는 하양 무학고등학교 역시 맞춤식 기숙학교, 수요자중심 학교운영프로그램, 농어촌 특별전형 등 막강 경쟁력을 갖췄다. 또 포항 세명고등학교, 청도 이서고등학교, 경주고등학교 등도 유명세를 타고 있어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천지역 고등학교는 사실상 이번 학기부터 학생모집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더욱이 사립학교인 영동고등학교, 선화여고, 성남여고 등은 영천고와 영천여고 등 공립 고등학교에 비해 비교적 더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
이 때문에 일선 고등학교 교장들은 "가뜩이나 학생부족으로 고등학교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꾸 고등학교를 신설하면 자칫 영천지역 고등학교 존립까지도 위험하다"며 한민고 유치에 대하여 우려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다른 고등학교 교감은 "명문고가 들어오는 것도 좋지만 지역 교육현실을 알면서도 대안 마련도 없이 지역 교육관계자, 시민 등의 여론도 거치지 않은 채 쉬쉬해 가면서 덜렁 명문고를 유치한 것은 정치인들의 보여주기 식 실적홍보에 불과하다"며 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을 직접 겨냥해 쓴 소리를 뱉었다.
이와는 반대로 학생과 학부모들은 다른 의견을 내 놓았다. 한마디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
시민들과 행정부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그동안 지역 고등학교들이 땅 짚고 헤엄쳤다. 교사의 자질이나 학교의 질적 수준을 꾀했더라면 이 같은 명문고가 왜? 필요했겠느냐? 한민고 같은 우수학교가 들어오면 매년 되풀이되는 지역학생 외지 유출은 없어질 것이다"라고 맞받았다.
이처럼 대부분 시민들과 학부모, 학생들은 "한민고가 들어서면 그동안 땅 짚고 헤엄친 지역 교육계에 회초리가 될 것"이라며 유치를 찬성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고등학교는 정치권에 대한 한민고 유치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겉으로 시원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한민고, 마이스터고, 폴리텍대학 등 유치가 과연 현 영천실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나, 자칫 사교육만 부추키지는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 사전에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한 교육계의 모습이 밥그릇 지키기로 비쳐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파주 한민고는 올해 1학년 모집정원이 403명으로 경기·파주지역 30% 할당에 대한 순수 파주시 중학생은 모두 14명(일부 군,자녀 포함)만 입학했다. 이에 따라 영천에 들어설 한민고는 1학년 모집정원이 263명으로 순수 영천지역 중학생이 얼마나 입학할지 시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이번 한민고 유치가 영천지역 학교운영에 독이 될지, 아니면 보약이 될지 시민들은 지역 정치권과 학교관계자들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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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한민고 유치' 주민-학교 반응, 참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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