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기름 유출... 거창, "인체 무해" 늦장 대응

기름 유출 신고 받고도 즉각 조치 안 해... 환경단체 반발하자 수습 나서

등록 2014.12.17 15:19수정 2014.12.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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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천천 가동보 공사현장서 유출된 기름 15일, 공사현장에서 기름이 유출되어 강을 뒤덮고 있다.
위천천 가동보 공사현장서 유출된 기름15일, 공사현장에서 기름이 유출되어 강을 뒤덮고 있다.푸른산내들

경남 거창의 위천천 가동보 공사현장에서 유압용 기름이 유출됐는데도 거창군과 업체 측이 이를 하루 이상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가동보서 기름 유출... 업체와 거창군 알고도 방치했나

17일, 최초 제보자 유아무개씨와 거창군,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4시, 위천천 가동보 공사현장에서 유압용 기름이 유출됐다. 기름 유출은 가동보를 시험운전을 하는 과정에 연결부위 한쪽의 체결이 불량해서 발생했다.

하지만 제보자 등에 따르면, 거창군과 시공사인 ㈜LSG는 기름이 위천천으로 흘러 들어갈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제보자의 신고를 받고 기름이 유출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신속히 수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환경단체가 반발하자 하루가 지난 16일 오후에서야 뒤늦게 흡착포 등으로 뒤늦게 방제 작업을 벌였다.

제보자 유아무개씨는 "15일 오후 3시쯤 기름이 유출됐지만, 오후 5시 30분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환경단체에 제보하고 거창군청에 직접 찾아갔다"며 "그러나 방제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 대신, '인체에 무해하다'는 이유로 안심 시키고 돌려보냈다"고 했다.

이어 "16일 오전에 현장을 방문해 보니 기름이 고여 있던 곳에는 손을 댄 흔적이 있었으나 제거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 강변주차장 쪽 둑에는 기름막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라며 "아무리 무해하다고 해도 기름이다, 생태에 영향을 줄 텐데 허술하게 조치가 되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15일 오후, 기름이 유출된 지역에 살포한 A4용지 푸른산내들이 위천천 가동보 공사현장 하류에 살포한 A4용지. 2시간이 지난음에도 기름이 묻어나 있다.
15일 오후, 기름이 유출된 지역에 살포한 A4용지푸른산내들이 위천천 가동보 공사현장 하류에 살포한 A4용지. 2시간이 지난음에도 기름이 묻어나 있다.푸른산내들

거창군은 '인체에 무해', 판매사는 '최대한 빨리 제거해야'

이에 대해 거창군 관계자는 <거창 News IN>과의 통화에서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생분해성 기름이라 괜찮다"라고 밝혔다. 


위천천 가동보에 사용되는 유압용 기름은 '하이드로신 바이오 46(Hydrosyn BIO 46)'(아래 하이드로신)이다. 이 기름은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유압 작동유'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나 유출 시에는 권장하는 방법을 사용해 최대한 빠른 시간 이내에 제거해야 한다.

하이드로신의 설명서 중 '정화 또는 제거 방법'을 보면, "소량 유출시 모래나 흙 등으로 흡수시키고 적절한 용기에 담은 후 폐기 처리한다, 대량 유출시 유출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제턱을 만들고 흡습제 또는 흡수가 가능한 적절한 물질로 제거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이드로신을 판매하는 업체 관계자도 "환경부 등에 인증 받은 생분해성이지만, 오일 성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체에) 좋지 않다"며 "소량 유출됐을 경우 유흡착포로 상단에 떠 있는 기름기를 제거해야 하며 대량일 경우 유화제를 이용해 최대한 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름이 유출된 다음날 현장 인근 기름이 유출된지 하루가 지난 뒤에도 기름이 남아있다.
기름이 유출된 다음날 현장 인근기름이 유출된지 하루가 지난 뒤에도 기름이 남아있다.푸른산내들

특히, 유출된 기름의 양이 얼마인지 가늠할 수 없어 문제는 더 크다. 거창군과 시공사인 ㈜LSG는 1.5리터 페트병 2개 분량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단체인 푸른산내들은 터무니없는 수치라고 반박했다.

푸른산내들의 회원인 임아무개씨는 "15일 오후 5시쯤, 현장을 방문해 물에 반쯤 잠겨있는 안전 표지판을 보니 2Cm 두께로 기름이 고여 있었고, 공사현장 아래쪽 위천천에는 넓은 부위에 걸쳐 기름막이 형성돼 있었다"며 "A4용지를 던질 때마다 기름이 묻어 나와 수십 장으로 닦아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이어 "관계자들은 식물성이고 자연분해되니 몸에 해롭지 않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식용유를 강에 흘려보내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기름이 유출된 사실을 알고서도 방치한 점은 크게 지적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거창 News IN>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거창 #거창군 #위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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