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성추행 논란 속 서울대 학생들 실태조사 나선다

학내 성추행 실태·인권센터 신뢰도 등 설문... 자료집 발간키로

등록 2015.01.01 09:42수정 2015.01.0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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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대 교수들의 잇따른 성추행 사건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학생들이 직접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1일 서울대에 따르면 현재 공석인 서울대 총학생회를 대리하는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는 학생들을 상대로 학내 성추행을 겪었거나 목격한 적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와 대처법 등을 담은 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석회의는 최근 '학내 성폭력 사례 수집 및 자료집 발간을 위한 학생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지난달 31일 첫 회의를 열었다.

강석진 수리과학부 교수가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계기 삼아 가해자 처벌과는 별개로 학내에서 벌어지는 성추행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이달 중 학생들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여 미처 알려지지 않은 성추문이 있는지 파악하기로 했다.

설문에서는 학내 성추행을 겪었거나 목격한 적이 있는지,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외부의 압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신고할 수 있는 여건인지, 학내 인권센터를 얼마나 알고 있고 신뢰하고 있는지 등을 묻는다.

연석회의는 설문 결과와 함께 성추행을 경험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와 신고 및 해결 절차 등을 안내하는 10∼30쪽짜리 소책자 형태의 자료집을 만들어 오는 2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인 '새맞이' 때 나눠줄 예정이다.


또 새맞이 기간 학내 성추행 문제에 관한 교육과 토론의 시간도 가지기로 했다.

TF는 강 교수 사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인 '피해자 X'와도 의견을 교류할 예정이다.

TF 관계자는 "교수의 학생 성추행은 위계질서 안에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로, 가해자 한 명이 처벌받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학생들이 직접 정확한 실태를 알아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TF를 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 교수는 2008년부터 지난 7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여학생 9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기소됐다.

이와 함께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에서도 교수 A씨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돼 수사를 받고 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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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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