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성의 한 아이들.
한가람
황량한 시골 마을, 희망을 심다우리가 간 곳은 중국 장쑤성에 있는 옌청이라는 도시로, 우리나라 말로는 염성이라고 부른다. 처음 도착했을 땐, 참 아리송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작은 도시라고 들었는데, 전혀 우리의 도움이 필요치 않을 것만 같은 신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생각은 다음 날 바로 바뀌었다.
높은 빌딩이 즐비한 염성에서 30분쯤 버스를 타고 가면 60년 대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마을이 나타난다. 시골 마을이다 보니 해피무버들의 방문은 마을의 큰 행사였고,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우리나라 시골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대부분 주민들이 노년층이었다. 그 속에서 두 남자아이들을 만났다.
그 아이들은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봉사 현장을 구경하러 왔다. 볼이 빨간 두 아이는 형제로, 장난꾸러기 꼬마들이었다. 우리가 작업하는 현장 안으로 들어와 팀원들 품에 자연스레 안겼고, 꺄르르 웃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내 피로가 모두 풀리는 듯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8일간의 건축봉사 동안 우리 모두의 아이가 되었다.
U의 미래를 그리다 두 아이는 눈이 참 예뻤다. 그러나 한국의 아이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볼이 빨갛게 트고 다 헤지고 때묻은 옷을 매일 입고 다녔다. 그래도 아이들은 티 없이 맑았다. 투정을 부리지도 않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를 따랐다. 아이들은 매일같이 우리들을 찾아왔다. 아이들이 늦게 오는 날에는 기다리는 마음까지 생겼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우리에게 선뜻 마음을 열어준 것이 고마웠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들이 대견했다. 우리가 지은 집에서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게 될지 기대해 본다. 그리고 다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내가 누군가를 위해 일했던 빛나는 시간을 선물한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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