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나라현 텐리시를 찾아갔습니다. 텐리시는 텐리교로 유명한 곳입니다. 1838년 10월 26일 나카야마 미키에 의해서 만들어진 신흥종교 텐리교는 이제 177년이 되었습니다. 일본에 많은 신흥 종교 가운데 역사가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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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현 텐리시 한 가운데 자리잡은 텐리교 본부입니다. ⓒ 박현국
텐리교는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준 선한 마음씨와 밝은 행동으로 활기차게 살아가자는 것을 강조합니다. 한때 신자 수가 800만 명을 넘은 적도 있지만 지금은 220만 명 쯤이라고 합니다. 텐리교가 지금 자리에 교회본부를 둔은 1888년입니다.
텐리시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종교 이름을 지역 시 이름으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텐리시는 나라현에서 네 번째로 1954년 주변 여러 지역을 합해서 시가 되었습니다. 지금 텐리시 인구는 약 7만 명에 이릅니다.
텐리시 텐리교 본부 동쪽 산 아래에는 이시노카미진구(石上神宮) 신사가 있습니다. 이 신사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신사입니다. 특히 이 신사에는 백제에서 그때 일본 야마토 정권에 전해주었다는 칠지도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칠지도에는 앞 뒤 면에 모두 60여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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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오른쪽 부터> 이시노카미진구 신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국보 유물로는 칠지도(길이, 74.8cm), 철 방패(鐵盾, 전남 곡성 산출 철광석), 굽은 곡 따위가 있습니다. ⓒ 박현국
여러 가지 내용으로 보아서 칠지도는 실제로 사용하는 칼이 아닙니다. 쇠가 지닌 강력한 힘으로 적군을 물리친다는 주술적인 뜻으로 사용된 것 같습니다. 칠지도에 새겨진 글자에 의하면 이 칠지도는 369년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일본 서기에도 백제에서 칠지도가 헌상되었다는 기록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시노카미진구 신사에는 칠지도뿐만 아니라 쇠 방패, 굽은 옥이나 관옥 등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시노카미진구 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닭입니다. 신사 주변에는 이곳 신사에서 40년 전부터 키워온 닭들이 모이를 찾아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라는 닭들은 일본 여러 곳에서 키워온 닭들로 장명계(長鳴鶏)의 한 종류인 동천홍(東天紅), 오골계(烏骨鶏) 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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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노카미진구 신사 뜰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모이를 찾아다니는 닭들입니다. ⓒ 박현국
닭은 새와 더불어 신령한 영물로서 신앙시 되어온 짐승입니다. 특히 아침 닭은 새벽 새날을 알리고, 어둠의 영들을 물리치는 영물이었습니다. 닭이나 새를 신성시하는 것은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나라현 텐리시는 동쪽으로 병풍처럼 산이 감싸고 있고, 멀리 서쪽 산 너머에는 오사카만이 있습니다. 남북으로 넓게 논이 펼쳐져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산과 들이 만나는 곳에 삶의 터전을 잡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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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노카미진구 신사 입구 도리이와 신사 본전 앞에 있는 누문입니다. 누문은 1318년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 박현국
<가는 법> JR교토역에서 긴테츠 나라선을 타고 텐리역에서 내려서 걸어갑니다. 오사카 난바긴테츠역에서 나라행 전차를 타고 야마도사이다지 역에서 내려 텐리행 열차로 갈아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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