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인영·박지원, 비방 거두고 민생토론

을지로위원회 초청 토론회... 한때 신기남-박지원 충돌하기도

등록 2015.02.05 16:53수정 2015.02.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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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을'을 위한 민생정당, 누가 어떻게?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이인영·박지원(기호순, 오른쪽부터) 후보가 5일 <'을'을 위한 민생정당,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당대표 후보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을'을 위한 민생정당, 누가 어떻게?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이인영·박지원(기호순, 오른쪽부터) 후보가 5일 <'을'을 위한 민생정당,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당대표 후보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주자들이 민생정책 비전을 제시하면서 막판 표심을 끌어모았다. 5일 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당 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다.

후보들은 토론이 진행된 1시간 반 동안 '복지정책 방향' '비정규직 완화' '중소상인 보호' 등을 주제로 패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공약을 제시했다. 앞서 JTBC 주최로 열린 TV토론 때 서로 '막장 비방전'을 벌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토론회에 참여한 한 패널은 "현장에 중소상인과 노동자들이 참석한 것을 의식해 다른 길로 새지 않고 민생정책 위주로 토론을 진행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가 열린 국회도서관 대강당 관중석의 절반은 SK브로드밴드·LGU+노동조합 등의 조합원들과 중소상인들이 채웠다.

문 "중부담·중복지"... 이 "민생줄푸세"... 박 "조화로운 부자증세"

이 자리에서 문재인 후보는 소득주도 성장을 경제정책 기조로 제시하며 새정치연합을 생활정당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후보는 비정규직 완화와 최저임금 인상을 내걸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후보는 우리 사회의 '을'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표기는 기호순). 

특히 후보들은 최근 이슈가 되는 '증세 없는 복지' 문제를 두고 저마다 해법을 제시했다.

문재인 후보는 '중부담·중복지'를 내세웠다. 그는 "부자감세 철회를 거부한 박근혜 대통령이 증세없이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실현가능성 없는 공약임이 드러났다"라면서 "부족한 세원을 서민들에게 전가하는 '꼼수증세'를 시도하다가 국민적 저항에도 직면하게 됐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드디어 대선 2년 만에 여당 대표 입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제는 중성장·중부담·중복지에 맞는 새로운 조세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인영·박지원 후보는 부자감세 철회가 정답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부자에게는 세금을 줄여주면서 노동자에게만 법치의 잣대를 세우는 제도를 폐기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 당다운 '민생줄푸세'로 나아갈 때"라면서 "사내유보금이 쌓인 대기업 금고를 풀어서 그 돈으로 노동자 임금을 올리고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내린 법인세와 종부세만 환원해도 10조 원이 넘는다"라며 "부자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해서 복지 예산으로 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부자증세를 무리해서 추진하다 실패했다, 과유불급"이라면서 "부자증세와 서민감세를 조화롭게 진행토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a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이인영·박지원(기호순) 후보가 5일 오전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당대표 후보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신기남 선관위원장, 우원식 을지로위원장,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주자로 나선 문재인·이인영·박지원(기호순) 후보가 5일 오전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당대표 후보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신기남 선관위원장, 우원식 을지로위원장,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 ⓒ 남소연


후보자들은 '구호만 있을 뿐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패널들의 지적에 당황하지 않고 각자의 강점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그동안 약자 편에 서고자 노력해 왔다, (나는) 현장을 가장 많이 찾은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고공농성장 방문, 세월호 특별법 단식 참여 등을 예로 들었다.

이 후보는 "당 최고위원을 두 번 맡았는데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자원해 야당 간사까지 맡고 있다"라며 당 대표가 돼서도 민생현장을 찾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원내대표 당시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한 SSM(대기업슈퍼마켓)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사례로 들며 "정치협상을 통해 서민들을 위한 제도를 확대토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신기남 "룰 변경 아니다"... 박지원 "왜 갑질하나"

이날 행사 시작 초반, 신기남 새정치연합 선관위원장과 박지원 후보가 서로 의견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반당원·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음' 문항을 제외하고 합산하기로 한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양쪽의 입장이 엇갈리면서다.

토론회 축사를 발표한 신 위원장은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경선 룰 갈등을 언급하면서 "여론조사 관련 당 세칙의 유권해석은 세칙의 설계자이자 의결자인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논란이 나올 수는 있지만 기존의 규칙이나 룰을 변경했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라면서 "'룰을 바꿨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은 후보 간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정당성·신뢰·명예와 관계되는 문제"라고 당부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일부 당원들은 신 위원장 발언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원 의원실 보좌관 출신인 한 당원은 "그만하라, 토론회 보러왔다"라고 외쳤다. 이에 신 위원장은 "누구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가 "애써 중심을 유지하고 있는 선관위원장의 진심과 명예를 생각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후 신 위원장이 해당 당원에게 다가가 "누구인가"라고 물어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박 의원은 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을 통해 "왜 선관위원장이 나와서 갑질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항의했다.
#을지로위원회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 #신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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