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진주갑지역위원장인 정영훈 변호사.
윤성효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경선룰에 대한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아래 '전준위')의 유권해석은 무효라며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가 기각 결정을 받았던 정영훈 변호사(진주갑 지역위원장)는 "정당의 자율성도 정치활동의 특수성도 헌법정신에 결코 우선할 수 없다"며 부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6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장재윤 부장판사)는 정 변호사가 당을 상대로 낸 전준위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전준위는 2일 지도부 경선 결과에 25% 반영되는 일반 당원·국민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음' 선택을 유효투표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이 사건 시행세칙 제29조에는 당헌․당규․시행세칙으로 정하지 아니한 사항 또는 경선 시행을 위해 세칙 개정 등 필요한 사항은 피신청인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정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문제되는 '지지후보 없음' 응답의 처리 방법 역시 선관위가 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 사건 결의는 선관위의 위임과 요청에 따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전준위․선관위원장 합동회의'의 결정을 통하여 다시 그 권한을 위임받은 전준위가 한 것으로서 권한이 없는 주체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영훈 변호사는 7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를 통해 "당헌, 당규의 준수가 수권정당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원은 1원이라도 맞지 않으면 하루 결산이 안 되고, 재고관리자는 볼트 하나만 없어도 퇴근을 못한다, 그만큼 조직에서 정해진 규칙과 룰은 중요하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당헌은 당의 헌법이고, 당규는 법률이고, 시행세칙은 행정부의 규칙과 같으며, 당규와 시행세칙은 상위법인 당헌을 준수해야 하고, 하위법률에의 권한위임은 그 근거와 범위가 명백해야 한다"며 "그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새정치민주연합 경남지사 후보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던 정 변호사는 "당시 중앙당 선관위에서 경선시행규칙을 만들어 2014년 4월 4일 최고위원회에서 제정하였는데, 각 시․도 경선후보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상충되자 지난해 4월 8일부터 5월 7일까지 시행규칙을 6번이나 개정하여 '누더기법률'이 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을 위해 법을 바꾸는 소위 '위인설법(爲人設法)'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았다, 당시 중앙당 선관위원장에게 전화를 해 '위원장님도 변호사인데, 이게 무슨 행태냐?'고 강력히 항의했다"며 "당내 법치주의를 지키지 못하는 변호사이자 당원인 제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그런데 이번 2·8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당지도부의 행태를 보니, 아예 '누더기법률'을 위한 시행세칙 개정절차조차 무시하는 당헌, 당규의 붕괴사태를 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당헌․당규의 준수없이 수권정당의 길은 없다, 당내 법치주의의 붕괴를 막기 위해 나라도 경종을 울리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에 지난 4일 전준위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4년 12월 29일 제정된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시행세칙의 개정·해석권한은 선관위에 위임되어 있음이 명백하므로, 그 유권해석의 권한이 없는 전준위가 유권해석을 한 것은 위법하여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정 변호사는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할 수 있으나, 전당대회가 내일이므로 그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며 "다만 가처분 기각결정을 내린 재판부의 판단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당대회 이후라도, 향후 당의 운영에서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지는 전당대회 이후 판단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당내 절차민주주의, 당내 법치주의 확립되어야"그는 "지난 1월 30일 중앙당 선관위 회의(10차)와 관련해, 재판부는 이 회의에서 선관위가 선관위원장에게 처리방안을 위임하였고, 그 위임에 따라 선관위원장이 합동회의를 요청하였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회의록을 보면, '의결사항 없음'으로 명기되어 그 회의에서 의결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심의사항란에, '전날 제9차 회의에서 모아졌던 의견과는 반대의 의견을 참석자 전원이 내었으나, 결국 이 문제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차후의 처리방안을 선관위원장에게 위임함'이라고 되어 있다"며 "시행세칙에는 선관위 자체가 위임받아 처리하게 되어 있지, 선관위원장에게 재위임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회의에서 심의사항만 있었고, 의결사항은 없으므로 선관위원장에게 위임하는 것이 적법하게 의결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그 회의는 위원장과 간사를 제외하면, 이학영·임수경 위원 2명만 참석하였고, 나머지 위원들은 서면으로 위임하였다"며 "비록 서면위임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도 못한 위원들의 권한을 대리한다는 것은 선관위 회의로서의 정당성에 심각한 흠결이 있다"고 지적했다.
1월 29일 열린 선관위 9차 회의에 대해, 그는 "김춘진·김우남 부위원장이 직접 참석하였고, 김관영·임수경 위원이 참석하여 총 6명이 출석하고 나머지 6명은 서면으로 위임하였다"며 "9차 회의는 직접 참석한 인원수나 비중(부위원장 2명 참석)으로 볼 때 10차 회의보다 훨씬 큰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차 회의의 심의안건이 의결안건의 효력을 가진다면(심의안건으로 위원장에게 처리권한을 위임한 것을 의결한 것으로 본다면) 전날 9차 회의의 심의안건(선관위 자체유권해석)도 의결안건으로서의 효력을 당연히 가진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9차 회의에서 6명의 선관위원이 모여 자체 유권해석을 해놓고, 그 유권해석에 찬성했던 선관위원(김춘진·김우남 부위원장, 김관영 위원)들에게 고지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학영 위원만이 새로 참석하여 전날의 유권해석을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선관위원장에게 위임한 것"이라며 "정당 내 조직운영은 가장 엄격하고, 가장 객관적이고, 가장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처분담당 재판부에서, 당에서 제출한 회의록을 조금만 자세히 보았더라면, 의결사항과 심의사항의 법적의미만 명확히 했더라면, 시행세칙에 선관위가 선관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할 근거가 있는지를 확인했더라면, 전준위가 유권해석을 할 권한이 있다는 판단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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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기각됐지만... 정영훈 "새정치 경선룰 여전히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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