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씨엠립 인근의 프라삿쿨(Prasat Kaul) 초등학교서 만난 학생들. 기자를 만나자 환하게 웃으며 맞이해줬다.
김종철
조심스레 발길을 돌렸다. 건물 반대편에서 수십여명의 녹색 조끼를 입은 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여느 건물 공사현장과 다름없었다. 새로 학교건물을 짓는 곳이지만 그 흔한 굴착기하나 보이지 않았다. 지난 1월 26일 국내서 날아온 80여명의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맞딱뜨린 현장은 말그대로 맨땅이었다.
그들은 삽자루를 쥐고, 맨땅을 파헤쳤다. 홍우택(한양대, 기계공학3년)씨는 "군대에서도 이 정도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땅을 파고, 벽돌과 자갈 등으로 건물의 기초를 다듬어가는 과정 모두가 새로웠지만 보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4일째, 비록 단층짜리 건물이지만 기초작업이 얼추 끝나갔다. 건물 양쪽의 커다란 벽이 세워졌고, 바닥 기초공사도 거의 마무리됐다. 국내에선 대부분 중장비 기계 등으로 금세 끝낼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선 모든 일을 사람들이 손수 직접 해야만 했다. 시멘트 가루와 물을 섞어 콘크리트를 만든 것부터, 물동이로 퍼 나르고, 철근사이를 조그만 철사로 고정하는 일까지...
난생 처음 삽자루를 들고 맨땅을 파헤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