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세력 수사' 큰 소리 치더니... 경찰의 설레발?

'미 대사 피습 사건' 수사 결과 발표... 배후세력·국가보안법 위반 못 밝힌 채 검찰 송치

등록 2015.03.13 12:03수정 2015.03.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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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려 주한 미 대사를 피습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의 배후 세력을 밝혀내겠다고 큰 소리 쳤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역시 입증하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김철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장은 13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계속 수사 중인 사안도 있으나 경찰에서의 법정구속기간 만료로 인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 한다"고 밝혔다. 경찰이 입증한 혐의는 살인미수, 외국사절 폭행, 업무방해 등이다.

"경찰 83명이 김기종 탈탈 털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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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결과 발표하는 김철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장 경찰이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려 미 대사를 피습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의 배후 세력을 집중적으로 추적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채 13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역시 입증하지 못했다. ⓒ YTN 생중계 캡쳐


지난 5일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려 김 대표의 배후세력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경찰 83명이 현장에서 검거된 김 대표와 행사 주최 측인 민화협 관계자, 행사 참석자 등 35명을 조사했다. 이어 김 대표의 주거지 겸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결과를 토대로 과거 행적과 통화기록, 거래 계좌 등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지만 아무 혐의도 입증하지 못했다.

다만 경찰은 계속 수사본부를 유지하며 공범 및 배후여부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 수사본부장은 "압수수색 결과 이적성이 의심되는 서적 등 43점을 확보했고, 외부 감정기관을 통해 현재까지 24건에 대해 이적성이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이적표현물 소지죄 등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김 대표가 처음으로 행사 일정을 인지한 지난 2월 17일 이후 3회 이상 통화를 한 33명과 피의자가 사용 중인 거래 계좌 6개, 디지털 저장 매체 등147점을 분석했다"며 "이 과정에서 간첩죄로 처벌 전력이 있는 김아무개와, 이적단체인 연방통추(민족연방제통일추진위원회) 핵심 구성원 김아무개씨 등 국가보안법 전력 위반자와 후원금 계좌 입금자 및 단체부터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김 대표가 '남한에 김일성만한 지도자가 없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 '국보법은 악법이다'라고 진술하거나 우리나라를 '남한 정부'로 지칭하는 점 등도 수사의 근거로 들었다.


한편 경찰은 김 대표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봤다. ▲ 그가 미 대사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해 칼을 가지고 갔다고 진술했고 ▲ 대사를 발견하자마자 실행에 착수한 점 ▲ 칼을 머리 위까지 치켜든 뒤 후려치듯 가격했다는 목격자 진술 ▲ 팔이 관통될 정도의 강한 공격이 최소 2회 이상 이어진 점 ▲ 위험한 신체 부위인 얼굴에 길이 11cm, 깊이 3cm의 상해가 형성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대사가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에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했다"며 "피의자의 과거 행적과 발언으로 볼 때 그의 반미 성향이 대사를 공격하는 극단적인 행위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 한다"고 전했다.
#김기종 #리퍼트 #경찰 #국가보안법 #배후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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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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