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탈핵 거리행진 영덕 읍내를 거리행진하는 집회 참가자들
이종락
주말이었지만 조용하고 인적과 차량이 드문 작은 지역이었다. 관광지인 강구 항이 훨씬 더 북적거리고 영덕읍내는 늘 이렇다고 어느 분이 설명해주었다. 그래도 경찰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인지 시위대보다 더욱 더 긴장된 표정으로 행진 통제에 정신이 없어 보였다.
거리에 선 시민들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고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다. 10대 아이들은 거리 행진의 퍼포먼스 구경꺼리에 신기한 듯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불야성 강구항, 전기 펑펑 써대는 우리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영덕 읍내 작은 광장에서 한바탕 행진의 모둠 판이 열릴 땐 영덕 전체가 시위가 아니라 축제의 도가니에 싸인 듯했다. 거리 행진은 다시 영덕 군청 마당으로 집결했고 몇 몇 지역 대표들의 연대 인사말에 이어 각자의 소원을 담은 헝겊을 모아 돌리는 행사로 영덕 탈핵 반대 집회 행사는 마무리 되었다.
모처럼 내륙의 한가운데서 바닷가에 나온 상주 사람들은 저녁이라도 먹고 가자는 제안에 강구항의 다리 밑 쇠락해가는 상가에서 서로의 수고를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돌아오는 길에 집회에 대한 각자 느낀 점도 자연스레 주고받았다.
"데모가 아니라 영덕군 금메달리스트 환영 퍼레이드 하는 거 같아 하하.""준비는 많이 했는데 집회가 너무 평화적이라서 탈핵 반대의 강력한 의지 전달이 잘 됐을까?""분위기는 좋던데, 아이들도 물어보니까 영덕에 원전 건설 절대 안 된다고, 아이들이 그럴 땐 부모들도 같은 생각이지 않겠어.""문제는 영덕군수가 반대 의지가 없는 것 같아, 밀어붙이려는 거 같은데, 군의원들이 반대를 좀 하는 것 같은데 다 새누리당이라서 어떻게 변할지 몰라.""정부에서 또 돈 좀 풀고 온갖 경제적 발전 지원하겠다고 사탕발림 해놓으면 주민들 넘어갈 확률도 많아."삼척에서 원전 건설이 무산되니까 영덕에다 원전을 짓겠다는 정부, 이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계적 재앙이 된 현실 속에서 원전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정부, 경북의 동쪽 끝 대게로 유명한 영덕이라는 작은 지역이 자칫 경남의 밀양처럼 또 다른 투쟁과 갈등의 상징이 될 것 같은 우려가 들었다.
어둠이 깔린 주말의 강구항은 불야성이었다. 마치 부산 해운데, 광안리를 모방한 것처럼, 저렇게 전기를 써대니 핵발전소가 필요하고, 결국 전기를 마구 써대는 우리에게도 그 원인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우리부터 전기를 아껴 쓰는 실천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한 시간 전기 끄기 운동을 상주에서 한번 해보자고 누군가 제안을 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피곤한 몸을 끌고 상주로 돌아오니 어느 덧 하루가 다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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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왕복 6시간...상주에서 영덕까지, 탈핵 집회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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