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중력의 지배를 받는다

청도 유천의 옛날 거리를 찾아

등록 2015.03.19 17:43수정 2015.03.1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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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저 먼 갤럭시 어딘가에서,  그녀는
푸른 하늘을 보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시간은 늘 중력의 지배를 받으니까.

 영신정미소
영신정미소김대갑

 정미소의 피댓줄
정미소의 피댓줄김대갑

흘러간 흔적들을 잠시 찾아 보았다.
청도 유천의 옛 거리.
오래된 극장이 반갑고, 낡은 정미소에
황토빛 물감이 흐른다.
정미소 피댓줄에 감겨있던 감성들.
함지박에 떡을 이고 오고갔던 손길들.
중앙소리사에서 흘러나오던 낡은 LP판의 올드송들.
지금도 그 소리는 흘러나오고 있다.


 중앙소리사
중앙소리사김대갑

 청도극장
청도극장김대갑

나는 낡은 극장의 문 앞을 두드린다.
수많은 인연과 이별이 묻어 있는 목문.
창문을 넘나들었던 사랑의 밀어들.
어쩌면 극장은 오늘도 영사기를 돌릴지도 모르겠다.
은하계 너머 지구라는 별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동자를 그리워하며.

 극장 외벽
극장 외벽김대갑

시간은 중력의 지배를 받지.
사라짐은 안타깝지만
안타깝기에 그 사라짐을 추억하는 것이다.

 정미소 풍경
정미소 풍경김대갑

 낡은 약방
낡은 약방김대갑

구생당 한약방의 외벽에 스민 까만 돌들의 미소.
그 미소에 취해 나는 오늘도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우린 그 중력의 밑바닥을 헤맬 뿐이다.
#청도 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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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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