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 의자마을에 조성되어 있는 의자들. (사진제공 낙천리)
낙천리
오 이장은 "제주에서는 잘 모르는 마을이지만 타지에서는 오히려 잘 알려진 마을"이라며 "우리 마을이 고등학교 한 미술교과서에도 소개됐다. 지난해에는 마을노래(리가)까지 만들어졌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 마을에서 또 흥미로운 점은 이주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제주에서 상대적으로 이주민들이 많지 않고, 외지인 소유 땅도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는 마을이 중산간 깊숙이 위치해 있으며 면적이 작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1980년에 마을주민들이 경지정리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자투리 땅을 모두 팔고 지금의 형태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기에, 외지인들이 살 땅이 거의 없단다.
오 이장은 "낙천리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땅을 팔면 나중에 그 땅을 사고 싶어도 값이 올라 절대 못 산다는 인식이 깊게 깔려 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거의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있는 낙천리. 이곳만은 제주 난개발의 붐 속에서도 이러한 전통이 계속 유지되길 바라며 마을 탐방을 마쳤다.
천개의 의자로 구성된 의자마을 |
지난 2003년, 낙천리는 테마마을을 운영하며 마을 홍보 차원에서 무엇을 '킬러콘텐츠'로 키울까 고심하다 한 공공미술가의 제안을 받아들여 마을에 의자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낙천(樂泉)에서 샘 천(泉)을 일천 천(千)으로 구상, '즐거운 의자가 천개 있는 마을'로 만들고자 인터넷으로 의자 닉네임 전국공모를 실시했다. 그 결과 3000개의 의자 이름이 응모됐으며 이 가운데 1000개가 선정됐다. 1000개의 의자 이름을 공모한 1000명은 낙천리의 명예'리민'인 셈.
낙천리는 올레길 13코스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전임 김만용 이장의 유치 노력으로 의자마을이 올레길 13코스에 포함되면서 마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전까지는 제주민은 둘째 치고 마을에서 관광객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이후 올레꾼들을 비롯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농산물 판매 등 현재 마을 경제에도 적잖이 도움을 주고 있다.
오 이장은 "지속성을 가져가기 위해 전국 의자공모를 조만간 다시 해볼 것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나무뿐만 아니라 철로 만든 의자 등 다른 의자들도 공모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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