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 4월 8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
"북한이 핵실험을 3차례 했지만 아직까지도 핵무기를 소형화해서 탄도미사일에 탄두로 장착했다는 정보는 없다. 그리고 그런 기술 수준에 상당히 이르렀지만 완성했다고 보지 않는다" - 4월 9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정례브리핑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국방부가 사실상 이를 부인했다. 유 원내대표가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내는 등 국방위에서 오래 활동했다는 점 때문에 그의 발언에는 무게가 실린 터였다.
9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설명은 "현재까지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했다는 정보나 증거는 없다"는 정부의 공식입장 그대로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한·미간에도 엇갈리고 있다.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이 7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는데 성공했고 KN-08 미사일에 장착해 미 본토로 발사할 능력이 있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고 밝혔다. 미국 군사 기관지 <성조지>도 "KN-08은 현재 가동 중(operational)"이라며 "우리는 이에 맞서 훈련하고 있다"는 고트니 사령관의 발언을 보도했다.
코트니 사령관의 발언이 알려진 후 국방부는 "KN-08은 현재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 미국의 공식 입장"이라며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발사 실험을 해야 하는데 KN-08은 한 번도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변인은 미국 국방부가 고트니 사령관의 발언을 지지한 데 대해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9일 공개한 자료에서 북한이 중단거리인 노동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소형화된 핵탄두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과 같이 중등 이상 수준의 과학기술력을 가진 국가는 후발국의 우세 등을 활용해 최초 핵실험에서 미사일 탄두개발까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며 "수평갱도 핵실험을 통해 기술과 장치를 검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실험 성공 후 2년만인 1964년 핵미사일 발사실험에 성공한 중국과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더라도 유지와 보수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핵무기를 안전하게 저장하면서 노화를 방지하고 상시 성능을 발휘하도록 유지, 보수하는 것에는 상당히 많은 재정이 소요된다"며 "북한처럼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재정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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