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세월호 참사 1주기 당일 해외 순방

추모 일정 소화 후 출국 방침에도 논란 불가피... 새정치 "시행령 철회부터"

등록 2015.04.10 10:04수정 2015.04.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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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0일 낮 12시 12분]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한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0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페루·칠레·브라질 등 4개국 방문을 위해 16일 오후 출발해 27일까지 중남미 순방 일정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 수석은 "이들 4개국은 한-중남미 간 환태평양 파트너십의 핵심국가"라며 "박 대통령은 금번 순방에서 각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갖고 실질적인 협력 제고 방안을 포함해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우리의 전통적 우방이자 미래 협력의 동반자인 이들 국가와의 오랜 협력 기반을 새롭게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출국 시점이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 당일 출국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미 세월호 인양 및 배·보상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질타하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4월 둘째주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p 하락한 39%를 기록했고,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 평가 이유에서 특히 '세월호' 관련 지적이 (전주 대비 5%p) 늘었다"라고 분석했다(4월 7~9일 조사, 전국 성인남녀 1006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특히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은 '진상규명 통제령'이란 반발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는 참사 1주기에도 본격 가동되지 못하고 '공회전' 중이다. (관련 기사 : 몸 낮춘 정부·여당, 세월호 시행령 '일시정지')

즉,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 당일부터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한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셈이다.


"박 대통령, 세월호 참사 1주기 행사 관련 일정 고려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이 같은 역풍을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그동안 이번 순방 일정 발표에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또 당초 출국 일정을 조정하려고 했으나 첫 번째 순방국가인 콜롬비아 정부 측의 요청 때문에 국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산또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공식 초청 서한을 보낸 뒤, 실무적인 조율 과정에서 (콜롬비아 측이) 15~17일 방문을 얘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순방 출국일은 세월호 1주기와 겹쳐 있다"라며 "박 대통령은 1주기 행사와 관련된 일정을 고려하고 있다, 그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라고 밝혔다.

결국, 박 대통령이 순방 출국 전 어떤 메시지와 행보를 내놓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야당은 박 대통령의 참사 1주기 당일 출국 일정에 대해 "진상규명의 의지가 있는 것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대통령이 또 중요한 결정은 미뤄둔 채 외교순방을 떠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라며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진상규명 의지가 있는 것인지, 세월호 참사의 그 날을 기억하는지 다시 한 번 묻는다"라고 지적했다.

또 "박 대통령이 세월호 진상규명의 의지가 있다면 남미순방 출국 전에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며 "그것이 세월호 유족들과 국민들에게 1주기 추모의 진정성을 보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9일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 발표 때도 발표 직후 '한국형 원전 설치식' 참석차 아랍에미리트(UAE)로 바로 출국한 바 있다. 그 당시에도 '국익을 고려한 결정'이 이유였다.

이와 관련 당시 야당은 "과연 이 시점에 꼭 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해야 하는지 많은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한다", "오늘 담화의 진정성이 여전히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관련 기사 : 박 대통령 눈물의 진정성, 이틀 후 판가름 난다)
#박근혜 #해외순방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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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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