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또는 광고)한 것처럼 꾸며 대기업으로부터 수상한 금품 수수
민주언론시민연합
업무일지 2015년 1월 2일자에는 삼성그룹 항목에 "12월 프로그램 제작협찬 증빙자료 작성. 프로그램 5개 제작협찬 15억원. 어울림, 황금알, 사노라면, 엄지의 제왕,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언뜻 보기엔 2014년 12월에 방영된 5개 프로그램들에 삼성그룹이 15억 원을 협찬했고, 그 사실을 증빙하는 작업을 2015년 1월 5일 수행했다는 내용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민언련 모니터팀이 확인한 MBN 제공 VOD에서, 업무일지에 언급된 12월의 5개 프로그램 총 24차례의 방송에서 협찬고지로 삼성그룹이 나온 것은 <어울림>(12/29), <황금알>(12/29), <사노라면>(12/30) 등 단 3회뿐이었다. 삼성그룹이 2014년 12월에 협찬을 정말로 5개 프로그램에 했다면, 5개 프로그램에 1개씩만 쳐도 삼성그룹 협찬고지가 최소한 5회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3회뿐이다.
이것은 무슨 사연인가? 3회를 5회라고 오타를 낸 것일까? 삼성그룹의 협찬고지가 전혀 없는 <사노라면>과 <엄지의 제왕>에서 협찬증빙은 어떻게 했단 말인가? 업무일지에는 삼성그룹 외에도 GS칼텍스, SK하이닉스, SK그룹, SK이노베이션, GS그룹, 롯데칠성음료 등에 대한 '협찬증빙' 기록들이 기재돼 있다. 진실 규명이 요구되는 대목들이다.
한편, 업무일지 2014년 12월 22일자에는 GS칼텍스 항목에 "12월 1.5억 협찬 확정. 증빙 : 1억 11월 캠페인 방송분 / 0.5억 1억 캠페인 방송으로 처리"라는 기록이 나온다. 여기에는 허위 '협찬증빙' 외에 금액 부풀리기의 의혹이 더해진다.
이 기록은 다음과 같은 의미이다. 2015년 12월 중에 GS칼텍스로부터 협찬금을 1억5천만 원 받기로 확정됐는데, 그에 대한 증빙은 한 달 전인 11월에 있었던 캠페인에 협찬했던 것으로 하고, 나머지 5천만 원은 협찬금 1억 원짜리 캠페인에 협찬했던 것으로 처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5천만 원에 대해 1억 원 영수증을 써주기로 한 것으로, 허위 협찬 명목의 검은 돈 거래 의혹 외에 리베이트와 비자금조성 및 탈세 등의 또 다른 불법·비리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사한 상황으로, 업무일지 2014년 12월 30일자 SK하이닉스 부분에서 "(3억/2.5억) 증빙", 2015년 1월 14일자 대한항공 부분에서 "1월 증액 광고비에 대한 증빙에 대한 내부 논의중"이라는 기록이 나타나는데, 이것들에 대한 진상조사도 필요하다.
기자의 반저널리즘적 광고영업과 기타 사례들MBN 업무일지에는 기자들이 사실상 광고영업을 벌인 정황들이 6건(3개 업체) 나타나 있다. 공식적으로는 확인된 바 없이 뒷전에서만 거론되던 언론계의 추한 작태가 업무일지에 떡하니 기록돼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