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동영상 갈무리.
힐러리 클린턴 선거 캠프 홈페이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나 보수적이면서도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클린턴 전 장관은 모범생으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명문 여대 웰슬리에서 정치학과 심리학을 공부했다.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였으나 1960년대 미국을 휩쓴 민권운동과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민주당을 선택했다.
대학 졸업 후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한 클린턴 전 장관은 한 살 연상의 빌 클린턴을 만나 결혼했다. 장래가 촉망받는 변호사가 되었지만 아칸소주 법무장관에 오른 남편을 따라가 내조에 공을 들였다.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진 '퍼스트 레이디'가 된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의 성추문을 겪으며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의 곁을 지켰고, 동시에 뉴욕 상원의원에 도전해 당선되면서 '정치인 힐러리'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영부인이 아닌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의 주인이 되고 싶었던 클린턴 전 장관은 2007년 야심 차게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버락 오바마에 완패하며 민주당 경선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결국 이듬해 6월 선거운동을 접고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국무장관이라는 선물을 안겨줬고, 4년간 미국 외교를 이끌면서 인지도를 높여갔다. 국무장관에서 물러난 클린턴 전 장관은 대권 재도전을 준비했고, 8년 만에 다시 출마 선언을 했다.
8년 전 오바마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지만 이번에는 클린턴 전 장관이 무난히 민주당 경선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에서도 아직 마땅한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질주하며 '힐러리 대세론'을 만들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슬로건도 매력적이다.
클린턴과 오바마, 두 전직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도 강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힐러리는 나의 위대한 지지자였고, 뛰어난 국무장관이었다"며 "(대선에서 승리하면) 아주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대세론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만큼 공화당의 견제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벌써 클린턴 전 장관의 국무장관 시절 최대 실패로 꼽히는 2012년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무장세력 습격 사건을 내세워 공세를 펴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미 대권 도전을 선언한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 선언을 하자 곧바로 성명을 통해 "오바마-클린턴의 외교 정책은 세계를 더 위기로 몰아 넣었다"라며 "클린턴이 국무장관을 맡으며 러시아, 이란, 이슬람국가(IS) 등이 더 부상했다"라고 공격했다.
영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을 거치며 너무 오랫동안 대중에 노출돼 8년 전 오바마와 같은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68세,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년 후 70세가 되는 고령은 큰 부담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뛰어난 정치 감각이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대세론을 이어가느냐가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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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대선 출마 선언 "국민의 챔피언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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