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접대비, 대선 앞두고 급증... 왜?

<재벌닷컴> 재무제표 분석, 2006·2007년에 가장 많은 접대비 지출

등록 2015.04.13 19:01수정 2015.04.1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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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발인날인 13일 낮 서울 동대문구 경남기업 본사에 '성완종 회장님 편히 잠드소서'가 적힌 검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권우성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기업이 대통령 선거 등이 있던 시기에 접대비를 크게 늘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나선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06년과 2007년에 접대비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 전 회장은 당시 김기춘 전 대통령실장과 허태열 전 비서실장 등에게 수억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재벌닷컴>이 13일 공개한 경남기업의 재무상황을 보면, 최근 10년 동안 접대비(연결 감사보고서 기준)로 53억54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돼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경남기업의 접대비가 급증했던 시기다. 지난 2005년 7억6253만 원이었던 접대비는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10억273만 원과 10억8480만 원을 기록했다. 2005년에 비하면 각각 31.5%와 42.3% 급증한 금액이다.

경남기업, 대통령 선거 등 주요 정치 시기때 접대비 크게  늘어

성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6년 9월 김기춘 전 대통령 실장에게 미화 1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7년에는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7억 원을 줬다고 말했다. 또 성 회장은 지난 2005년과 2007년 12월께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후 경남기업의 접대비는 2008년부터 크게 줄어들었다. 2008년 당시 접대비는 2억 원으로 줄어들었고, 2009년에 1억8900만 원, 2010년에 2억5500만 원 등 2억 원 전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접대비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1년 이 회사의 접대비는 3억8300만 원으로 증가했고, 2012년에는 5억1936만 원으로 급증했다. 2012년은 18대 대통령선거를 치렀던 해다. 2013년에도 5억4041만 원의 접대비를 기록한 후, 작년에는 4억1688만 원이었다. 성 전 회장은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2011년 1억원, 홍문종 의원에게 2012년 2억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기업인이면서 정치인이었던 성 전 회장의 경남기업은 이 과정에서 경영상의 부침도 심했다. 지난 2005년 256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낸 이후 꾸준히 이익을 올리던 이 회사는 2009년 1월께 사업 부진 등 자금난을 겪으면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이후 2010년에 42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2011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불황과 베트남 건설사업 부진 등이 겹치면서 2013년 10월 말 두 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다. 결국 경남기업은 2013년에만 3109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후, 작년에 4084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내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달 20일 성 전 회장은 회사 경영권과 지분 포기를 선언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7일 경남기업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이성희씨를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한 바 있다.

○ 편집|최은경 기자
#성완종리스트 #경남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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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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