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남소연
이즈음 한 기업인이 자실 직전에 남긴 뇌물 제공 메모로 국무총리에 대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 현 국무총리는 임명 전부터 말이 많았다. 여당 원내총무로 있을 때 이미 쓰지 않기로 한 구시대의 대통령에 대한 '각하'라는 호칭을 자주 쓴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일부 언론에서는 차기 국무총리로 그를 지목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이 자기에게 아첨하거나 맹목적으로 충성한 자를 국정 책임자로 발탁하는 인재 등용기준 0순위임을 알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날 대통령 경호실장은 "각하는 국가다"라고 아첨, 아부, 맹목적인 충성을 하다가 결국 대통령도, 그 자신도 한 날 한 시에 비명에 간 전철이 있는데도, 이를 거울로 삼지 않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 하다가 전대미문의 국정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인문이 홀대받는 나라에 빚어진 국가 재난이다.
인문, 곧 문학과 역사와 철학은 당장 밥을 먹여 주지 않지만 인문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지혜와 슬기를 준다. 그래서 예로부터 인문은 교양인이 배워야 할 으뜸이었다. 인문 소양이 없는 사람은 부나비나 다름이 없어 뻔히 불에 타죽는 것을 보고도 자기는 예외라고 여기다가 또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에 인문은 죽어가고 있다.한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백성들의 독서율은 이웃 일본인의 1/3 정도라는 충격적인 통계다. 그러다 보니 인문 소양이 없는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들이 고위공직자가 되고 재벌이 되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별별 일들이 다 벌어지고 있다.
인문의 소양이 없는 자가 국정책임자가 되면 아첨꾼, 아부자들이 그 언저리에 들끓게 마련이다. 이런 아첨꾼이나 아부자들의 공통점은 권력자 앞에서는 맹종하면서 자기 아래 사람들에게는 매섭게 군림하면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거나 패륜적인 작태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을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수없이 보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