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사, 보고 있나"... 제주 농민들도 나섰다

제주전농 농민들, 학교급식 중단된 진주시 학생들 위해 농산물 공급

등록 2015.04.20 16:18수정 2015.04.2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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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시 지수면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지난 1일 지수초등학교 공터에서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배식할 닭죽을 끓이고 있다.
진주시 지수면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지난 1일 지수초등학교 공터에서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배식할 닭죽을 끓이고 있다. 소희주

제주 지역 농민들이 학교급식이 중단된 경남지역 학생들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부쳤다. 아이들을 굶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국농민회 제주도연맹(의장 김성용) 소속 농민들은 지난 16일부터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경남 진주시 지수면 학생들을 위해 보내고 있다. 지수면 학부모들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 직접 급식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다. 이에 제주 농민들은 무상급식이 정상화될 때까지 농산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현재 보내고 있는 농산물은 무, 브로콜리인데 농민들은 앞으로 품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농민들이 보유한 한라봉, 양배추를 비롯 앞으로 생산될 양파, 마늘 등 제주에서 생산될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농산물 공급을 적극 주도하고 있는 고권섭 전농 제주도연맹 부의장은 "홍준표 지사가 아이들이 먹는 점심값이 아까워서 무상급식 예산을 깎았다"며 "얼마나 한심스럽고 부끄럽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경남지역 전체에 제주산 농산물을 보내주지 못해 아쉽다"고 못내 안타까워 했다.

제주시 한림읍 강구리에서 농사를 짓는 김창준씨는 "어린이들의 먹는 걸로 홍준표 지사가 장난을 쳤다. 말도 안 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학교급식 때문에 물러났듯이 먹는 것을 가지고 장난치면 벌 받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씨는 "어린이들이 점심을 굶게 생겼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며 "지역을 떠나 뭐라도 도와야 했다"며 농민들의 마음을 전했다.

이에 대해 진주지역 학부모들은 '대환영'하는 분위기다.

바다 건너 온 제주 농산물, 경남도민들 '대환영'


 경남 진수지 지수면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지난 1일 학교 공터에 조리기구를 마련하고 아이들을 위해 닭죽을 끓여 점심으로 제공하고 있다./사진=소희주씨 제공.
경남 진수지 지수면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지난 1일 학교 공터에 조리기구를 마련하고 아이들을 위해 닭죽을 끓여 점심으로 제공하고 있다./사진=소희주씨 제공. 소희주

김필복 경남 진주시농민회 사묵국장은 "막상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준비하려고 보니까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며 "멀리 제주도 농민들이 이렇게 도와주니 기쁠 수밖에 없다"고 웃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그러면서 "보내주신 농산물은 잘 받아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유용하게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난 1일 학교건물 공터에 조리시설을 설치하고 닭죽을 끓여 학생들에게 급식했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항의하는 뜻에서 직접 닭죽을 끓여 유치원생을 포함한 지수초와 인근 중학교 학생 70명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했다.


현재 지수면 관내 학부모들은 여전히 솥을 걸고 급식을 위한 조리를 하고 있다. 게다가 기금을 조성해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게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금사용과 별개로 제주지역 농민들이 보낸 농산물은 진주지역 학교급식 식재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학부모 소희주씨는 "학부모회의에서 유상급식에 대해 어떤 방법이든 항의 표시를 하자고 결의했다"면서 "돈을 내고 먹거나 내지 않고 먹는 학생들 간에 위화감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 편집ㅣ박순옥 기자

덧붙이는 글 *위 기사는 제주도민일보에도 게재됐습니다.
#제주도 #홍준표 #무상급식 #농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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