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병실에서 내려다본 부산 개금동 풍경
강상오
월요일에 입원해서 화요일에 수술을 받았다. 계획대로라면 토요일에 퇴원할 예정이었는데 회복 속도가 빨라 하루 일찍 퇴원을 했다. 난생 처음 병원에 입원해 보낸 5일은 '세상에 참 아픈 사람이 많다'는 걸 알려줌과 동시에 이 외과 병동에서 '나는 아픈 것도 아니다'라는 걸 느끼게 해줬다.
처음 입원할 때 일반 병실 중엔 빈 곳이 없어 하루에 5만 원이 더 비싼 2인실에 입원했다. 입원할 때는 빈 자리가 나면 바로 일반 병실로 옮겨 달라고 했는데 이미 병실에 익숙해진 4일째가 돼서야 일반 빈 자리가 났다고 했다. 그냥 이 병실에 계속 있겠다고 했다. 짐 옮기기가 귀찮아서기도 했지만, 오며가며 일반 병실에 누워 있는 환자들의 상태를 보니 나도 덩달아 '중환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과 함께 있으면 더 아플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지루한 병원 생활... 떡볶이가 먹고 싶었다사람은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여기 저기 아플 수밖에 없고 회복 속도도 더디다. 그렇다보니 이 병동 안에서 나는 아주 젊은, 아니 어린 환자였다. 나머지 대부분의 환자는 부모님이나 할머니뻘쯤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환자들 사이에 끼어 누워 있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다행히 병실을 옮기지 않기로 결정한 바로 다음날 퇴원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피 주머니에 피가 차는 양이 적어 퇴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머니께 서울 출장을 간다고 했으니 딱 금요일에 집에 가면 모든 시나리오가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목에 수술 자국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집에 가서는 이야기를 해야 했지만, 어쨌든 괜찮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