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둘이 떠난 오사카 여행
김혜민
두 명이서 떠나는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계절이 두 차례 지나간 후에도 일정을 절충할 수 있는 안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여행 2주 전 덜컥 출발지부터 출발시간까지 다른 비행기표를 구매했다. 비성수기 시즌에 떠난 여행임에도 저렴한 비행기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호텔과 숙박 시설 예약하기는 더더욱 어려웠다.
"지금 성수기도 아닌데, 오사카에 왜 방이 하나도 없어요?"
하루 이틀이면 쉽사리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방예약에서 고비가 왔다. 허름한 민박집도 성수기 요금을 받을 시즌이었다. 슈퍼주니어, 빅뱅, JYJ 등 한국에서도 유명한 가수들이 오사카 콘서트를 하고 있던 시기였던 터라, 한류열풍 여파가 뜻밖에 우리에게까지 영향이 미친 것이었다. 결국 여행 내내 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처럼 숙소를 껑충껑충 옮겨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건 그런 대로 괜찮았다.
문제는 여행일이 임박해 오고 있음에도 여행계획의 밑그림도 채 그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출발지, 출발 시간이 달랐기에 하루는 서로 다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를 옥죄어 왔다.
세 번째 해외 자유 여행, 하지만 처음으로 혼자서 비행기에서 시내까지 달려가야 한다는 사실은 날 설레게 하면서도 두렵게 만들었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철저히 조사해 걱정을 한 시름 놓겠지만, 난 소심함을 넘어서는 게으름 덕분에 난바 역이 어디 붙은 동네인지도 모른 채 무턱대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항에서 혼자 차가운 인절미 빙수를 아그작 먹으면서 먼저 오사카로 날아가 여행 중인 나래에게 연락을 했다. 오사카는 비가 추적추적 와 추위가 한껏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비행기에 내리면 바로 전철을 탈 수 있으며, 전철이 한 번에 난바역까지 가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피치 항공을 타보진 못한 그녀의 조언은 결국 오사카 공항에서 나를 당혹케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