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춤을 출 거예요>강경수/그림책공작소
최혜정
강경수의 <춤을 출 거예요>는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아주 명확하게 이야기 해줍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발레복을 입은 사랑스런 소녀입니다. 그림책 표지부터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찡그리거나 울지 않고 끊임없이 계속해서 웃는 소녀입니다. 소녀는 "지금 춤을 출 거예요"라고 말을 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실에서, 거실을 지나 집 밖에서, 숲을 지나 강 위에서, 빗속에서 계속해서 춤을 춥니다. 바람 속에서도 폭풍 속에서도 춤을 춥니다.
그러나 그림에서 벗어나 그림책의 글을 다시 자세히 보면 "춤을 춥니다"라고 하지 않고 "춤을 출 거예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에도, 또 그 다음날에도 열심히 춤을 출 거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림책의 그 다음 장면은 "그러다보면"이라고 말하며 잠시 숨고르기를 합니다. 춤을 추고 또 추고 또 추며 그러다 보면 어떻게 될까요? 다음 장을 넘기면 소녀는 커다란 무대에서 수많은 관중의 박수를 받으며 춤을 추고 있습니다. 소녀의 꿈을 훔쳐 본 것입니다.그림책의 장면은 다시 현실로 돌아와 소녀의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춤을 출거예요. 춤이 좋으니까요." 아주 짧은 이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알아야할 행복의 비밀이 선명하게 담겨 있습니다. 행복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면 쏟아지는 빗줄기도 무섭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도 폭풍우도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입시지옥, 청년실업... 우울하고 어두운 현실은 꿈을 좇아 달려가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꿈이 무엇인지 떠올려보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묻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행복해지려면 가던 길을 멈추고 큰 숨 한 번 쉬고, 비를 맞으면서도 폭풍우 속에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행복이 바로 '거기'에 있으니까요.
상처투성이에 일그러지고 변형된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 축구선수 박지성의 발, 피겨 여왕 김연아의 발은 "춤을 출거예요" 미소 지으며 꿈을 향해 달리는 행복한 발레리나 소녀의 미래입니다.
이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최고로 행복해지는 방법이 거기에 숨어 있습니다.
춤을 출 거예요
강경수 글.그림,
그림책공작소,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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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말하고. 책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독서 탐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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