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소속 농민 10여명이 20일 낮 12시20분경부터 부산 영도에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사무실을 항의방문하러 가면서 쌀포대를 갖고 들어가고 있다.
윤성효
그러나 점심시간이 지나도 김무성 대표 지역사무실 직원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영도경찰서 소속 경찰관들만 보였다. 경찰관들은 두 차례 경고를 하면서 농민들한테 건물에서 나가줄 것을 요청했다.
하원오 의장은 "경찰이 두 차례 나가라는 경고를 했는데 무슨 근거로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김무성 대표의 면담을 위해서다. 집회를 여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하원오 의장은 "국회의원 사무실에 국민이 찾아왔는데 문도 열어주지 않고 사무실 직원도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 이해가 안 된다"며 "이는 무대응으로 보이고, 국민 무시다"고 말했다.
"부산·경남 유일의 농림해양수산위 소속의원 김무성, 입장 밝혀야"그는 "지난해 새누리당은 우리 쌀을 지키겠다고 펼침막을 내걸었다. 그런데 지금 수입쌀이, 그것도 가공용이 아닌 밥쌀용 쌀이 수입되는데 새누리당이 한마디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는 게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며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대표이면서 부산·경남에서 유일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소속이다. 당연히 이번 수입쌀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 의장은 "새누리당은 지난해 관세율 513% 이야기를 하면서 수입쌀은 우리 쌀보다 가격이 2배가 된다고 했다"며 "그러나 이번에 밥쌀용 쌀이 들어온다면 관세율이 낮아 우리 쌀보다 절반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막걸리나 과자용으로 들어가는 가공용 쌀도 아니고 밥상에 바로 오를 수 있는 쌀을 수입하는데 새누리당이 입을 닫고 있다"며 "지금은 농번기이고, 한참 모내기를 하는 시기다. 그런데 쌀을 수입하도록 한다는 것은 농민들한테 쌀농사 짓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쌀값이 폭락하면서 정부에서 700톤 정도를 수매했다. 그래도 쌀값이 오르지 않고 있다. 그런데 또 쌀을 수입하겠다고 하니 농민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이는 농민보고 죽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 새누리당은 말로만 농민을 위한다고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하원오 의장을 비롯한 농민들은 김무성 대표의 답을 들을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을 예정이다. 하 의장은 "쌀 수입업자 선정을 위한 공매가 내일까지인데, 적어도 그 시각까지는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