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omebit구글의 크롬비트
구글
스틱 PC는 인텔뿐만 아니라 구글도 이번 여름에 출시할 예정이다. 크롬OS가 설치될 개인용 컴퓨터 '크롬비트(Chromebit)'는 Intel Compute Stick과 유사한 형태이고, 가격은 100달러 미만이 될 거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거대 IT 기업인 구글과 인텔이 스틱 PC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내놓는 것인데, 앞으로 다른 업체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의 스틱 PC를 다수 출시할 듯하다. 이제는 PC의 본체를 어느 한 곳 지정된 장소에 그냥 놔두는 게 아니라, 각자 본인이 들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디스플레이에 꽂아 사용하는 시대다.
한편, 폴란드의 한 신생회사는 컴퓨터 본체를 아예 마우스에 내장한 '마우스박스(Mouse Box)'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마우스 일체형 PC인데, 이걸 디스플레이에 연결하기만 하면 곧바로 개인용 컴퓨터가 된다. 쉽게 말해서 '본체+마우스'이고, 이 마우스만 들고 다니면 어딜 가든 PC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휴대성 측면에서 굉장히 뛰어난 콘셉트의 제품이다. 마우스박스 역시 스틱 PC처럼 웬만한 기능은 다 제공하며, 배터리 문제 해소를 위해 무선충전 패드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 번 상상해 보라. 그저 오피스 프로그램만 몇 개 사용하면 업무가 가능한 어느 사무실에서 각 책상마다 디스플레이만 하나씩 갖다놓고, 직원들은 각자 자신의 크롬비트나 마우스박스만 휴대하고 다니는 모습을 말이다. 이렇게 되면 딱히 자리를 정해놓을 필요도 없다. 그냥 적당한 빈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미니 PC를 디스플레이에 꽂아 일하면 되고, 직원들이 밖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사무실은 굳이 직원 수만큼 디스플레이를 다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직원 수가 적고 자본이 넉넉하지 않다면, 비싼 임대료 대신 사무공간과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공유사무실(Co-working Space)'을 이용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Startup, 자체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는 작은 그룹이나 프로젝트성 벤처기업)'은 구성원의 나이가 젊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속도도 빠른데, 초기에는 이런 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지 않을까? 많은 기업이 이렇게 최첨단 모바일 환경을 적극 활용하게 되면, 개인용 컴퓨터의 본체가 사라짐으로써 사무공간의 이용 방식 자체가 바뀌는 셈이다.
미니 PC의 발전과 데스크탑 컴퓨터의 미래이제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개인용 컴퓨터를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간단한 일은 스마트폰으로 처리하고, 복잡한 업무는 미니 PC를 이용하면 된다.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가지고 다닐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 훨씬 더 작고 가벼운) 컴퓨트스틱·크롬비트·마우스박스 등을 손에 들고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카페로 향하는 이들도 곧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아마 수많은 커피전문점에 디스플레이가 비치될 테고, 이런 곳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도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고사양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위한 데스크탑 PC는 일종의 전문적인 '머신'으로 변화될 수도 있다. 고사양 프로그램 구동을 위해서 불필요한 부분은 빼고 필수적인 기능만 들어간 전용 머신이 나올 테고, 게임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 고음질 오디오 등에 특화된 고급 머신으로 즐기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일반적인 업무는 각 개인이 항상 지니고 다니는 미니 PC로 하고, 특정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업무는 전용 머신으로, 그 외 엔터테인먼트는 다양한 고급 머신이 담당하게 된다. 현재의 데스크탑 컴퓨터가 그 용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로 분화되는 셈이다.
앞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격변이 찾아올 텐데, 전통적인 의미의 텔레비전 방송이 사라지는 동시에 TV튜너나 안테나는 없어질 것이다. 기존의 스마트TV 역시 살아남기 힘들 걸로 보이고, 평소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온갖 부가 기능들도 점차 자취를 감춘다. 이렇게 단순화된 디스플레이는 그 본연의 기능(화질, 크기, 음향)에 충실한 하드웨어가 될 테고, 말 그대로 '스크린'으로서 스마트폰과 미니 PC의 개인화된 콘텐츠들을 자유롭게 즐기기 위한 도구가 된다. 그래서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질 것이다.
아울러 자리가 고정되어 있는 사무공간의 개념도 좀 더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으며, 가정에서는 '데스크탑 & TV'보다는 '미니 PC+TV'의 형태가 대폭 확대될 걸로 보인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영향으로 요즘도 데스크탑 PC 사용이 많이 줄었는데, 향후에는 '데스크탑(Desktop)'이라는 단어조차 별로 사용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높다. 어차피 데스크탑의 핵심은 본체인데, 본체가 컴퓨트스틱·크롬비트·마우스박스 등과 같은 형태가 된다면 데스크탑이라는 말 자체가 여기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데스크탑 이후의 개인용 컴퓨터 이름은 어떻게 정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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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 없는 PC... 이거 정말 들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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