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가 박나훈이 모다페2015 '두개의 문' 작품에서 열연중이다.
모다페2015
'제34회 국제현대무용제 MODAFE 2015'가 5월 1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중이다.
(사)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김현남)가 주최하는 모다페는 수준 높은 국내 현대무용계 작품을 소개하고 해외작품들을 초청하면서, 국내 최대의 현대무용축제로서 역할을 튼튼히 해왔다.
올해 축제는 '춤, 삶을 수놓다'를 주제로, 해외 스펠바운드 컨템포러리 발레단의 <The Four Seasons>를 개막작으로, 꽁빠니111의 <Plan B> 폐막작으로 초청했다. 또한 세계적인 안무가 수잔 링케, 독일의 우어스 디트리히의 워크숍, 신인 안무가들의 등용문 '모다페 스파크 플레이스', 소외계층 어린이 초청 무용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5월 27일 수요일 공연은 박나훈, 프라하 체임버 발레단, 도황주의 공연이었다. 이번 모다페의 공연은 해외팀, 국내 중견팀, 국내 신인팀의 공연 등 20~30분 가량 세 개의 공연으로 구성됐는데, 다양한 배경,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첫 번째 박나훈의 <두 개의 문>은 서로 대조되는 것들의 극단을 표현했다. 무대 가운데 천장으로부터 녹색 원형 소쿠리가 애벌레 형태로 엮어져 늘어져 있었으며, 무대 오른편에는 애벌레끼리 먹고 먹히는 영상이, 왼쪽 아주 작은 간이벽에도 영상이 등장했다.
박나훈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Yes와 No, Big과 Small등 서로 대립항의 낱말들을 영어로 읊조리며 두 개의 선택 사이에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그 선택의 대립이 결국 다른 것이 아니며 한 존재로부터의 출발이라는 취지를 보여줬다. 꾸물텅대는 녹색 애벌레 바구니를 이끄는 느린 움직임부터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 맨 마지막 푸른 조명을 받은 큰 은색 철판의 펄럭이는 소리까지, 선택의 기로에서 천천히 혹은 격렬히 고동치는 내면의 울림은 결국 '나'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두 번째는 프라하 체임버 발레단의 <얼마나 많은 별들이 저기에 있을까>였다. 무대 위에 작은 투명비닐 조각이 밤하늘의 별을 의미하는 것처럼 가득히 뿌려진 가운데, 여자 무용수가 누워 얼굴만 관객석쪽으로 응시하고 있다. 수많은 별조각을 이리저리 잡았다 놓고 헤치며, 허우적대고 구르는 모습이 끝없이 꿈을 잡아 쫓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