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중수술을 받고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는 3개월간 병가휴가를 냈다.
강상오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뒤에도 컨디션이 특별히 나쁘다거나 수술 전과 몸상태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기분 탓인지 쉽게 피로해지는 것 같은 느낌은 있었지만 일상 생활에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약 2달 뒤면 방사성 요오드 치료도 받아야 하고 '엎어진 김에 쉬어가라'는 말처럼 쉬면서 몸을 좀 돌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직장 복귀를 미루고 병가를 냈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니 나는 건강에 대해서 참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좀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머리로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실제 생활에선 건강을 가장 최하위에 두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열일곱.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휩쓸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 갑상샘암 진단을 받던 서른두살의 가을까지 꼬박 16년간을 피워왔다. 회식 핑계대면서 새벽까지 술마시고 몸도 제대로 못 가누면서 집에 들어오기 일쑤였고 그중에 반 이상은 술을 이기지 못해 변기에 얼굴을 묻고 꽥꽥 거렸다.
평소 입맛 또한 '초딩 입맛'이라 고기와 인스턴트 음식에 환장했고 탄수화물과 나트륨 중독이었는지 밥을 먹고 배가 부른데도 길다란 통에 든 감자칩 한 통을 다 먹어치우곤 했다.
처음 갑상샘암 진단을 받았을 땐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건지 하늘을 원망했다. 수술을 받고 나를 돌아볼 여유가 생기면서 나에게 일어난 일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이제라도 새롭게 얻은 내 두 번째 인생은 다르게 살기로 결심했다.
식단조절과 운동... 기본에 충실하며 몸을 추스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