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메르스 확산 방지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은 2일 오전 8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주재 관계 장관회의를 통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국가적 보건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며,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확산방지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 보건복지부 중앙 메르스 관리대책본부 본부장을 차관에서 장관으로 격상 ▲ 50세 이상 만성질환자의 시설격리와 밀접접촉자에 대한 자가 격리와 모니터링 ▲ 의료기관내 고위험 폐렴 환자의 전수 조사 ▲ 메르스 자가진단 가능 대학병원에 대해 진단 시약 제공 등의 감염 관리 강화와 확산 방지 ▲ 국공립 병원 외 민간의료기관까지 포괄한 입원병원 현황 및 입퇴원 현황에 대한 실시간 보고체계 마련 등이 주 내용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첫 번째 감염자가 확진된 지 열흘이 더 지났다. 다수 매체를 통해 질병관리본부가 최초 감염자의 검사 요청을 묵살했다거나, 메르스 확진 판정자가 중국으로 출국 전 보건당국에 문의했다거나, 최초 감염자가 정부가 지정한 메르스 위험국가 7개국이 바레인에서 입국해 관리에 소홀했다거나 하는 소식이 전파되고 있다.
과연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보건당국의 대책이 미온하지는 않은지, 그나마도 늦장 대책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특히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는 메르스와 관련한 "유언비어 유포자에 대해 수사를 의뢰해 엄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달 22일 메르스 관련 홍보자료를 통해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침 또는 콧물 등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비말)이나 공기 전파,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공기전파론 괴담'의 유포에 다름 아닌 보건복지부가 일조한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1일 배포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대응 조치 강화'란 제목의 보도자료 중 '중동호흡기증후군 자주하는 질문'에도 분명히 이러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7. 사람 사이에 전파가 일어나나요?- 현재 가족, 의료진 등 확진 환자와의 밀접한 접촉이 있었던 경우에서 제한적으로 사람 간 전파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정확한 감염원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나, 비말, 공기 전파 또는 직접접촉을 통해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달 31일 "메르스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최초 환자에 대한 접촉자 그룹의 일부 누락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안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자, 1일 박근혜 대통령은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관계 당국자들을 질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더불어 어김없이 "아울러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괴담이나 잘못된 정보는 신속히 바로잡"으라고 주문했다.
2일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방지 대책에도 역시나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무분별한 괴담이나 루머가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을 우선으로 꼽았다. 불안에 떠는 국민들에게 '괴담' 운운하며 겁박하는 정부를 우리가 믿을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불신이 정부와 보건 당국의 안일한 대처였다는 것을 깨달을 날이 오기는 할까.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14일부터 18일까지로 예정된 방미 일정을 강행할까.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착한 국민들은 보건복지부의 발표 마냥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감염예방수칙"이나 잘 지키며 공포와 불안에 떠는 수밖에 없을지 모를 일이다.
혹자들이 이번 메르스 사태를 두고 세월호 참사 정국을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국가 의료 위기 상황 역시 재난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의 일침이 유효한 이유다. 불안과 공포를 잠재워줄 전문가가, 우리에겐 지극히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제학과 출신의 경제학자이고, 보건복지부 차관은 법대 출신에 사회복지를 전공한 분입니다. 이런 비전문가들이 국가 의료 위기 상황 때마다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은 닥친 후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대응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무런 전문성을 갖지 못한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합니다. 보건당국에 보건전문가가 없는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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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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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문가'의 우왕좌왕... 국가위기 때마다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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