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씨가 지난 8일 전남 영암 장암정의 대청마루를 생들기름을 이용해 닦고 있다. 김 씨는 문화재예방관리센터에 소속돼 일하고 있다.
이돈삼
"일과 여행을 함께 하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일하러 가는 길이 여행이고, 여행하는 기분으로 가서 일도 하고요. 그래서 늘 재밌어요."김대영(28·전남 목포)씨의 말이다. 김씨는 문화재예방관리센터에 소속돼 지역의 각종 문화재를 돌보면서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장암마을에 있는 장암정(場岩亭)에서 그를 만났다.
장암정은 장암 대동계에서 1669년(현종 9년)에 동약(洞約)의 모임 장소로 지은 정자다. 동약은 조선시대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규칙이다. 좋은 일은 권하고 잘못은 서로 바로 잡아주며, 어려운 일은 서로 도와주는데 목적이 있다.
마을의 유생들이 모여 향약을 읽으며 잔치를 하던 향음주례와 백일장, 회갑연 등의 장소로 쓰였다. 국경일이나 국상 때에도 중요한 공간으로 활용됐다. 지역주민들의 터전인 오늘날의 마을회관과 비슷한 공간이다.
'장암정기', '장암정중수기'와 각종 시문(詩文) 24개의 현판이 보관돼 있다. 장암정 현판은 명필 김이도의 친필로 전해지고 있다. 부속 건물로 고직사(庫直舍)와 강신소(講信所)가 있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돼 있다.